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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정치권 인사 '수상한 돈거래'…실체 규명 단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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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23 19:18:09 수정 : 2018-05-23 19: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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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일방적으로 건넨 돈 /우리가 배후라면 되레 돈 줬을 것” / 경찰은 ‘경공모 자금 흐름’ 함드루킹 “특검 가서 더 말하겠다”돈 성격 따라 靑까지 파장 예고
포털 댓글 여론조작 사건의 주범인 필명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 측이 정치권 인사에게 건넨 ‘수상한 돈 거래’가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단서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는 드루킹이 일방적으로 여권 측 인사에 돈을 전달했다는 점을 근거로 민주당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이 ‘지시’하는 위치였다면 드루킹에게서 돈을 받을 리가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런 주장도 꼼꼼히 검토해 보면 많은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김씨가 민주당 측 인사에게 건넨 금액은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3400만원에 달한다. 가장 먼저 드러난 돈거래는 김 후보의 보좌관인 한모(49)씨에게 드루킹 측이 건넨 500만원이다. 한 보좌관은 지난해 9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의 회원인 ‘성원’ 김모(49)씨에게서 ‘인사 청탁 등의 편의를 위한 명목’으로 500만원을 받았다가 드루킹이 구속된 다음 날인 지난 3월26일 돌려줬다고 한다. 이 경우 한 보좌관에게 경찰이 적용할 수 있는 혐의는 청탁금지법 위반 혹은 뇌물죄다. 
다만 여권에서는 한 보좌관이 애초에 ‘생활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는 드루킹의 진술을 토대로 500만원은 ‘개인적 일탈’로 선을 긋고 있다.

2016년 11월 경공모 회원 200여명이 5만~10만원씩을 모아 김 후보에게 2700만원을 보낸 부분 역시 민주당은 ‘합법적 후원금’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치자금법 위반을 피하기 위한 ‘쪼개기 후원’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김 후보와 드루킹이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비밀대화를 나눈 게 2016년 11월쯤이라는 점을 들어 김 후보가 드루킹 측의 집단후원을 시작으로 둘 간의 관계가 급진전된 게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송인배 청와대 제 1부속비서관의 200만원 수수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송 비서관은 총선에서 낙선한 ‘야인’ 신분이던 2016년 간담회 사례비로 100만원씩 두 차례, 총 200만원을 받았다. 송 비서관은 “경공모 회원들이 초청해 주선한 간담회 사례비 성격으로 돈을 받았을 뿐 댓글 조작작업에 대해선 알지 못했다”고 주장 중이다. 청와대도 송 비서관의 200만원 수수를 “납득할 만한 수준의 돈”이라고 송 비서관을 옹호했다.

여권에선 드루킹 측이 일방적으로 건넨 돈이라는 이유로 댓글조작의 민주당 배후설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말대로 댓글조작은 드루킹의 개인일탈이라면, 드루킹 측이 돈을 건네며 민주당 측 핵심인사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이유가 없었다는 반론이 만만찮다. 또 민주당 주장대로 드루킹과 경공모를 일종의 ‘떠돌이 정치 브로커 집단’으로 본다면, 브로커가 ‘일감’을 따내기 위해 핵심인사 개개인에게 접근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포털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씨(필명 드루킹)와 만난 의혹을 받는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21일 한미정상회담차 미국으로 출국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따라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해석이 가능하려면 드루킹과 경공모 전체의 자금흐름을 먼저 규명해야 한다. 그러나 이 부분에 대해서 경찰은 일절 함구하고 있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현재까지 돈 흐름을 민주당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정황으로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김 후보가 2016년 10월 매크로(동일반복 작업 프로그램) 기능이 탑재된 ‘킹크랩’ 시연을 본 뒤 드루킹 측에 100만원을 건넸다는 주장도 나왔으나 김 후보가 적극 부정하고 있다.

사정기관들 사이에선 앞으로 특검에서 세 차례의 돈 거래 성격과 추가 돈 거래 의혹이 밝혀진다면 드루킹 사건은 단순히 김 후보를 넘어서 청와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드루킹 역시 “특검에 가서 더 얘기하겠다”고 추가 폭로를 예고한 바 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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