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없는 난치성 위암 신약 후보물질 발견"

김현석·정재호 교수팀…EMT 분자아형 위암서 효과

NamPT 저해제의 중간엽전이 (EMT) 분자아형 암세포에 대한 작용 기전. 세브란스병원 제공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가 듣지 않는 난치성 위암인 상피중간엽전이(EMT) 분자아형 위암에 쓸 수 있는 표적 항암신약 후보물질을 국내 연구진이 발견했다.

연세대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김현석 교수 연구팀과 외과학교실 정재호 교수 연구팀은 1천500여개의 임상 약물 및 항암 약물을 탐색한 결과, EMT 분자아형 위암에 치료 효과를 내는 물질을 발견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소화기계 국제학술지 '가스트로엔터롤로지'(Gastroenterolog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MT 분자아형 위암은 상피세포였던 암세포가 중간엽세포 특성을 가진 종양세포로 변형하는 과정에서 세포의 골격이 변하고, 운동성을 획득해 암세포를 전이시키는 EMT 현상을 동반한 위암이다. EMT 분자아형에 속하는 환자들은 전체 위암 환자의 15~43% 정도다. 이들의 5년 생존율은 30% 미만으로 가장 예후가 나쁜 환자군으로 보고된다.

연구팀은 체내 특정 효소인 NamPT 기능을 억제하는 'FK866' 후보물질을 투여하면 EMT 분자아형 암세포를 사멸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NamPT 효소는 암세포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데, FK866이 효소의 기능을 억제할 경우 암세포가 에너지를 얻지 못해 굶어 죽게 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FK866의 임상적 유효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향후 난치성 위암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예정이다.

김현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치료제에 저항성을 갖는 EMT 분자아형 위암의 약점을 찾아낸 것"이라며 "FK866 후보물질의 항암 효과는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