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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10억 넘게 모으고도 비밀로…숨진 레바논 걸인의 미스터리

입력 : 2018-05-22 13:00:00 수정 : 2018-05-21 17: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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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에 따른 부상으로 팔과 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한 채 살아온 중동 레바논의 한 50대 여성이 길가에 세워진 차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그가 살던 집에서 10억원이 훨씬 넘는 돈이 발견된 것으로 드러나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다.

숨진 여성은 구걸로 삶을 살아왔으며, 그가 모은 돈을 어디에 쓰려고 했는지는 여성의 가족들도 전혀 알지 못해 영원히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아랍뉴스 등 중동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한 길가에 세워진 차량에서 파티마 오트만(52)이 시신으로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시신이 발견된 차량은 오래전 버려진 사실을 확인했으며, 근처에서 500만 레바논 파운드(3325달러·약 362만원) 상당의 돈이 담긴 가방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파티마 오트만(52)의 생전 모습과 경찰이 발견한 현금 일부. 아랍뉴스(arabnews) 홈페이지 캡처.


놀라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파티마의 집을 방문한 경찰은 은행에 100만달러(약 10억8700만원)를 훌쩍 넘긴 돈이 들었다는 내용이 적힌 문서도 발견했다. 지난 오랜 세월 동안 구걸로 모아온 돈을 파티마는 누구를 위해서도 쓰지 않고 고스란히 은행에 넣어둔 셈이다.

다만, 경찰은 파티마가 돈을 모아 어디에 쓰려고 했는지는 전혀 알아낼 수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여성의 계좌에 그렇게 많은 돈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무척 놀랐다”고 밝혔다.

파티마의 사망원인이 심장마비로 밝혀짐에 따라 살인 등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보고 경찰은 조사를 종결했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파티마의 언니와 남동생 등 7남매도 그가 이토록 많은 돈을 모아왔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시신은 파티마의 형제가 옮겨 매장했다.

외신들은 “피티마가 누군가의 강요나 압박 때문에 구걸한 흔적은 확인할 수 없었다”며 “그는 구걸하더라도 악착같이 달려들지 않은 채 슬픈 눈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기만 했다”고 보도했다.

 
과거 여름날, 길에 앉아 군인의 도움으로 물 마시는 파티마의 모습. 아랍뉴스(arabnews) 홈페이지 캡처.


파티마는 과거 한 군인이 자신에게 물을 먹이는 장면이 카메라에 담기면서 네티즌들에게 이름이 알려진 바 있다.

현지의 한 기자는 파티마의 사연을 전하면서 “그는 사람들의 관심 덕분에 쌓아둔 재산의 기쁨을 누리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고 이번 일을 평가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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