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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방탄의원단' 결속력에 무릎 꿇은 '내우외환' 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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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21 14:15:03 수정 : 2018-05-21 15: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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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 수사 도중 총장 vs 검사장·평검사 ‘알력’ / 한국당 의원 2명 체포동의안 부결… 권성동 의원도 구속 힘들 듯 ‘방탄의원단’의 결속력은 역시 강했다. 비리 의혹이 불거진 국회의원 2명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던 검찰은 체포동의안이 방탄국회 앞에 가로막히자 낭패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모양새다. 내부적으론 검찰이 최근 정제되지 않은 내부 의견이 마치 ‘정의’의 목소리인 양 외부에 알려지고 심지어 평검사가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총장을 비난하는 등 ‘콩가루 집안’으로 전락한 것이 이런 지리멸렬한 결과로 이어졌다며 자성하는 모습이다.

의원들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가 제출한 추가경정(추경) 예산안을 가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는 21일 본회의를 열어 자유한국당 홍문종·염동열 의원 체포동의안을 표결에 부쳤다. 먼저 홍 의원 체포동의안은 총 275표 중 찬성 129표, 반대 141표, 기권 2표, 무효 3표로 부결됐다. 염 의원 체포동의안도 총 275표 중 찬성 98표, 반대 172표, 기권 1표, 무효 4표로 역시 부결됐다.

검찰에 따르면 홍 의원은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사학재단 경민학원 공금을 빼돌린 횡령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신자용)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국회가 회기 중인 만큼 정부는 지난달 4일 국회에 홍 의원 체포동의안을 제출했다. 염 의원은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 과정에서 수십 명의 지원자를 부당 채용하도록 청탁한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강원랜드 수사단(단장 양부남 광주지검장)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국회가 회기 중인 만큼 정부는 지난달 13일 국회에 염 의원 체포동의안을 제출했다.

둘 다 체포동의안 제출 후 1개월이 넘도록 여야 간 대치로 국회 본회의가 열리지 않으면서 처리는 ‘함흥차사’였다. 하지만 국회 공전의 원인이 된 드루킹 특별검사(특검) 법률안과 추가경정(추경) 예산안이 여야 합의로 타결되면서 두 의원 체포동의안도 가까스로 이날 표결에 부쳐졌다.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자유한국당 염동열(왼쪽), 홍문종 의원. 세계일보 자료사진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즉각 법원을 설득해 영장실질심사 일정이 잡히도록 하고 구속수사를 밑어붙이려던 검찰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고 말았다. 경민학원 사건의 경우 벌써 1개월 넘게 수사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인데 앞으로 언제쯤 관련 수사를 재개할 수 있을지 가늠조차 할 수 없게 되자 수사팀 검사들은 잔뜩 독이 올랐다. 검찰 관계자는 “할 말이 없다. 향후 상황을 더 지켜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를 수사 중인 수사단은 더욱 침통한 표정이다. 최근 수사팀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검사장급 간부 2명의 기소 여부를 놓고 문무일 검찰총장과 ‘맞장’을 떴다가 되레 ‘된서리’를 맞은 수사팀으로선 염 의원 구속으로 분위기를 일신하려 했으나 그마저 수포로 돌아갔다. 수사단은 지난 19일 역시 강원랜드 채용비리에 관여한 정황이 불거진 한국당 권성동 의원을 상대로 청구한 구속영장도 발부 여부를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며 속만 끓이고 있다.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권 의원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더라도 홍·염 의원 체포동의안처럼 부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검찰 안팎에선 평검사가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총장을 비난하고 검사장이 총장의 정당한 수사지휘에 항의하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는 등 ‘콩가루 집안’ 같은 모습을 보였는데 일이 잘 되겠느냐는 푸념이 들려온다. 한 전직 고검장은 “윗사람과 아랫사람 의견이 다를 때는 윗사람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 수사지휘 요체”라며 “그걸 부정하면 검찰조직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직 검찰 간부도 “불만이 있다고 외부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정상적인 조직이 아니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태훈·배민영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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