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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마디 섣부른 위로는 독… 진짜 희망은 책 속에 있다”

입력 : 2018-05-17 20:10:39 수정 : 2018-05-17 20: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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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 정혜윤 ‘뜻밖의 좋은 일’
책에서 인생의 모든 해답을 찾을 수 있다는 에세이스트 정혜윤(사진)의 신작 ‘뜻밖의 좋은 일’(창비)이 출간됐다. 그녀는 “나와 세상의 연결고리는 늘 책이었다”고 고백한다.

“응답 없는 세상과 삶에 대한 고통스러운 사랑을 갖가지 아름다움으로 바꿔놓은 것이 책이 아니라면 무엇이겠는가? 나는 책이 날개를 펄럭일 때 떨어져나오는 황금빛 가루에 의지하면서 혼란스러운 마음을 추스르고, 스스로를 달래고, 은밀히 격려하고, 예상했던 것보다 더 버티고, 집요하게 미래를 위한 소원을 품고, 슬픔을 잠으로 바꾸고, 꿈을 꿨다.”

혼자서 책을 읽다 보면 뜻밖의 좋은 일이 생긴다고 설파하는 정혜윤. 그녀는 자신이 부닥쳤던 인생의 고민과 읽었던 책의 구절들을 떠올리면서 독자들에게 다가간다. 책은 말로 이루어진 지상낙원인데 그 낙원에서 나 자신을 위해 따온 언어의 열매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고 소개한다.

“다 잘 될 거야 ― 사상 최악의 허무맹랑한 말. 아무런 근거도 없는 말. 너라면 뭐든 할 수 있어!와 쌍벽을 이루는 비현실적인 말. 희망이란 무엇이든 이뤄줄 거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낙천적이고 순진한 말. 저절로 되는 것은 없다.”

그녀는 이어서 ‘사는 게 다 그렇지 뭐’라는 말은 “결론부터 제시하는 말”이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게 만들 위험이 있는 말”이라고 적시한다. ‘이 고통도 언젠가는 잊히리’ 같은 말도 “이것이 위로 또는 희망이라면 위로 중 가장 싱거운 위로, 희망 중 가장 맥 빠지고 씁쓸한 희망”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다른 고통들이 대기 중이니까.

‘파우스트’에서는 희망을 발견한다. 메피스토텔레스는 ‘젊은이 자네도 나이 들어봐, 별 수 없을 걸, 세상은 변하지 않는 사람이 변하는 거야’라고 말하지만 정혜윤은 “어느 시대나 세상물정의 이름으로, 그 많은 지식과 경험을 거론하면서 타인의 힘과 희망을 꺾는 일이 고작 다인 사람들은 흔하디흔하다”면서 “이와는 반대로 강한 사람은 어느 시대나 타인에게 힘을 주고 희망을 지펴 올린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소소한 일상과 지인들의 고민과 허무를 들여다보면서 다양한 소재를 책과 연관시켜 흥미롭게 풀어나간 에세이집이다.

정혜윤은 “당신의 아까운 시간이 이 책으로 낭비되지 않기를 바라고, 당신의 삶 또한 낭비되지 않기를 바라고, 혼자서 책을 읽는 당신에게 말할 필요도 없이 기쁜 뜻밖의 좋은 일이 생기길 바란다”고 썼다.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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