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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일방적 핵포기 강요 땐 北·美 회담 재고"

입력 : 2018-05-16 18:19:23 수정 : 2018-05-16 23:3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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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리비아식 핵폐기 거론 망발 / 트럼프, 전임자 답습 땐 실패” 경고 / 南측엔 한·미 ‘맥스선더’ 문제 삼아 / 남북 고위급회담 무기 연기 통보 / 폼페이오 “北 조치 유의… 계속 준비” / 샌더스 "회담 결렬 땐 최대 압박 유지"
북한은 16일 김계관(사진) 외무성 제1부상(副相·수석차관) 명의의 담화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가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며 다가오는 조·미수뇌회담(북·미 정상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담화는 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볼튼(존 볼턴)을 비롯한 미국 고위관리들이 ‘선 핵포기 후 보상’ 방식을 내돌리면서 그 무슨 리비아핵포기 방식이니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니 ‘핵·미사일·생화학무기 완전폐기’니 하는 주장을 꺼리낌(거리낌)없이 쏟아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이것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본질에 있어서 대국들에게 나라를 통채(통째)로 내맡기고 붕괴된 리비아나 이라크의 운명을 존엄높은 우리 국가에 강요하려는 심히 불순한 기도의 발현”이라며 “핵개발의 초기단계에 있던 리비아를 핵보유국인 우리 국가와 대비하는 것 자체가 아둔하기 짝이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한미 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을 비난하며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중지한 16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이 안개비에 휩싸여 있다. 파주=이제원 기자
북한의 담화 발표는 미국 측에서 리비아를 모델로 한 일괄타결방식이 거론되고 있는 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김 제1부상은 북·미 고위급회담 수석대표, 6자회담 수석대표를 역임한 북한의 대미(對美)·핵(核)외교의 간판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폭스뉴스에 나와 북한 발표에 대해 “북·미 정상회담 성사는 여전히 희망적”이라며 “우리는 계속 그 길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동시에 우리는 (정상회담이) 힘든 협상이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 대비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게 되면 우리는 우리가 채택했던 최대 압박을 유지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미국 측으로서는 이번 북측 조치에 유의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북한은 앞서 이날 0시30분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보내와 한·미 공군의 연합 공중전 훈련인 맥스 선더(Max Thunder)를 문제 삼아 이날 개최하려던 남북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담화를 발표하고 남북고위급회담 무기 연기를 통보한 16일 비가 내리는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 위를 주한미군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파주=이제원 기자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3시쯤 송고한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북남고위급회담이 중단되게 되고 첫걸음을 뗀 북남관계에 난관과 장애가 조성된 것은 전적으로 제정신 없이 놀아대는 남조선당국에 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도 남조선당국과 함께 벌리고 있는 도발적인 군사적 소동국면을 놓고 일정에 오른 조·미수뇌상봉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북한의 남북고위급회담 무기 연기에 대해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의 근본정신과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유감”이라며 “조속히 회담에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한다”는 취지의 통지문을 북측에 발송했다.

김민서·김예진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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