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 살인 공론화시위’ 커뮤니티 회원들이 지난 2017년 8월 6일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앞에서 7월 5일 발생한 30대 남성의 왁싱업소 여주인 살해 사건을 여성혐오 범죄로 규정하고 공론화를 위한 집회를 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사건이 발생하고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여성 대상 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이날 강남역 부근에서 만난 시민들은 “여성 폭력이나 혐오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장인 박모(34·여)씨는 “강남역 사건으로 여성 혐오가 갑자기 생겨난 것처럼 말하지만 실은 여성들이 늘 떠안고 살아야 했던 고충”이라며 “사회적으로 여성 혐오를 다루기 시작한 것은 반갑지만 실질적 방지책은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한모(30)씨도 “강남역 사건 후에도 여전히 공용 화장실을 갈 때 주위를 경계하게 된다”며 “여성들이 불안을 느끼지 않도록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지난 2016년 5월 24일 서울시청 지하 1층 시민청에 마련된 강남역 살인사건 추모공간에 한 시민이 추모 메시지를 쓰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곽대경 동국대 교수(경찰행정학)는 “사회적으로 성범죄에 대한 민감성이나 경각심이 커졌지만 제도적 장치나 시스템 정비는 아직 부족하다”며 “‘젠더 폭력’의 범위나 개념도 정립되지 않아 처벌 규정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2주기 당일인 17일 오후 신논현역에서는 강남역 사건을 추모하는 집회가 열린다. 강남역 사건 당시 ‘나는 (운 좋게) 살아남았다’는 포스트잇을 붙이며 시위했던 여성들은 이번에는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를 외칠 예정이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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