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대학원생 10명 가운데 2명은 지도 교수의 개인적인 업무, 이른바 ‘잡무’를 지시받고도 이를 당당하게 거부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학문의 전당조차 잡무 갑질로 얼룩진 셈이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교육연구소가 국가인권위원회의 의뢰로 2015년 6월 대학원생 19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 ‘대학원생 연구환경에 대한 실태조사’에서 밝혀졌다.
대학원생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대학원생들 가운데 34.5%는 ‘교수 공동연구나 프로젝트 수행으로 인해 학업에 지장을 받고 있다’는 질문에 ‘정말 그렇다’(12.0%)거나 ‘그렇다’(22.5%)고 답했다.
특히 ‘교수의 개인적인 업무를 지시받고도 이를 거부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19.5%에 달해, 지도교수의 잡무 갑질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교육연구소는 이에 대해 “교수에 의해 대학원생의 학습권 보장이 이루지지 않는 경우”라고 규정하며 “공동 연구가 결과적으로 대학원생의 학습권을 가로막는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대학원생들은 선배들에게도 잡무 갑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배들이 지시한 업무로 학업에 지장을 받았다’는 응답과 ‘선배의 원치 않는 프로젝트에 강제로 참여하도록 해 본인의 연구를 하지 못한 적도 있다’는 응답이 각각 8.8%와 11.5%를 보였다. 그래서 ‘선배가 지시한 업무로 학업에 지장을 받았다’는 응답이 8.8%나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하정호 기자 southcross@segye.com
세계일보·직장갑질 119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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