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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교육개혁, ‘잠자는 교실’ 깨우는 것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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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03 22:08:33 수정 : 2018-05-03 22: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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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교육의 미래를 놓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대학 입시 개편안으로 창의적 역량을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을 강화하느냐, 공정한 입시를 위해 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을 강화하느냐 갑론을박 중이다. 그러나 어느 쪽도 틀렸다. 일단 잠자는 교실부터 깨워야 한다. 교실 밖에서는 교실에 있는 학생들이 어떻게 자라는 것이 좋을지를 놓고 시끄럽게 싸우고 있지만 정작 교실에 있는 학생들은 쿨쿨 잠자고 있다. 선생님들은 깨울 엄두를 못 내고 있고, 학생들은 혼자만 깨어 있을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우리 교육의 참사는 잠든 교실에서 빚어지고 있다.

수업 첫 시간 너무 졸리게 진행해 그만 졸기 시작했는데 한참 잔 것 같아 깨어보니 점심 시간. 오후에는 아이들이 모두 엎드려 있는데 자기만 수업을 들으려니 머쓱하기도 해서 같이 엎드렸는데 시끄러워 깨어보니 종례 시간. 학생들은 ‘왜 선생님들이 안 깨우죠’ 물으며 자조 섞인 목소리로 수업료를 ‘숙박비’라고 부른다.

우리 교육의 개혁은 교사들이 학생들을 ‘깨워야’ 시작된다. 학종으로 대학 보낼 30명만 관리하고 나머지를 방치하면 안 된다. 정 그럴 거면 그 정도의 정원 규모로 학종 선발 인원을 축소하고 나머지 학생들에게는 공정하게 기회가 돌아가도록 정시 인원을 늘려주어야 한다. 수능과 상관없는 암기형 내신 문제를 애써 만드느라 교사들이 고생할 필요도 없다. 학생들 사이에 ‘휴일’로 간주되는 수능 모의고사를 내신 평가 자료로 활용한다면 수능 대비와 일원화돼 학생들이 수능으로 진학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교육 개혁은 교사들이 아이들을 깨워 기회를 말해주고 정말 ‘수업’을 해야 시작된다.

민영기·이데아논술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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