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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훈, 수송보국 신념…적자투성이 매입 세계 항공사로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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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01 09:02:00 수정 : 2018-05-01 02: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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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세계-한진 오너가 갑질③] 한진그룹 역사와 현황
한국전쟁 직후 서울 용산 미군기지 인근. 폐차된 미군 트럭을 한대 얻어 인천에서 용산기지로 미군 물자를 나르고 있던 조중훈은 짐을 내리고 돌아가는 길에 고급 승용차 옆에서 어쩔 줄 모르는 한 부인을 발견했다. 차가 고장난 것이었다.

조중훈은 이에 뙤약볕 아래에서 한참 고생한 끝에 차를 수리할 수 있었다. 조중훈은 돈을 주려는 부인에게 ‘자신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아무런 보답을 받지 않았다.

몇달 후 조중훈은 평소처럼 용산기지에서 물건을 내리고 있었는데, 차를 고쳐준 그 부인이 뛰어왔다. 그의 옆에는 주한미군사령관이 서 있었다.

주한미군사령관은 조중훈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곤경에서 구해준 사람을 만나고도 보답을 못해 신사도에서 어긋나는 남자가 될 수 없다’고 끈질기게 보답하겠다고 했고, 이에 조중훈은 미군에서 폐차되는 트럭을 자신에게 달라고 부탁했다. 약속은 지켜줬고 이렇게 해서 운송회사 한진이 세워졌다.

최근 오너 일가의 ‘갑질’로 파문을 낳고 있는 한진그룹은 이같은 미담으로 알려진 창업주 고(故) 조중훈 회장이 1945년부터 수송‧물류 분야에 집중한 대한민국 대표 수송 기업이다.

1945년 11월 창업주 조 회장이 한진상사를 설립하며 기업의 기틀을 닦았다. 조 회장은 수송으로 국가에 보답한다는 ‘수송보국(輸送報國)’의 신념으로 한평생 수송 외길을 걸었다.

주한미군 군수물자와 화물을 수송하며 사세를 키운 조 회장은 1961년 한국항공을 설립해 비행기 대절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한진관광을 설립해 서울~인천 간 특급버스를 운행한다.

1966년 3월부터 주월미군의 군수물자 수송을 맡으며 성장가도를 달렸지만 1969년 적자 투성이 공기업 대한항공공사를 매입하는 선택을 한다. 당시 금액으로 누적 적자 외에 27억여원에 달하는 금융 채무로 두 차례 공매가 모두 실패로 끝난 회사였다.

조 회장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재임 중 우리나라 국적기를 타고 해외 나들이를 한번이라도 하고 싶은 게 소망”이라는 부탁을 듣고 국익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대한항공공사를 대한항공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최신형 제트기를 도입하는 등 과감한 경영 행보에 들어간다.

1980년 동아통운을 합병해 육로수송 분야를 확대하고 1983년 국내 운송업 최초로 연안해운 수송업을 개시했다. 1992년 한진택배를 설립하며 국내 최초로 택배 사업에 진출하기도 한다.

1995년 항공기 보유 수 100대, 1996년에는 수송승객 누적 2억명 돌파의 기록을 세웠다. 2002년 조 회장 별세 이후 계열 분리가 이뤄졌는데 장남 조양호 회장이 한진그룹을, 차남 조남호 회장이 한진중공업그룹을, 3남 고(故) 조수호 회장이 한진해운을, 4남 조정호 회장이 메리츠금융그룹을 맡게 됐다.

지난해 자산 순위 기준 재계 14위인 한진그룹은 현재 한진칼 지주회사로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항공부문 계열사로 대한항공, 진에어, 한국공항, 에어코리아, 아이에이티가 있고 육운 부문에는 ㈜한진이 있다.

이외에 한진관광, 칼호텔네트워크, 항공종합서비스, 정석기업, 왕산레저개발, 제동레저, 한진정보통신, 토파스여행정보, 싸이버스카이, 한국글로발로지스틱스시스템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계열 비영리법인으로는 한국항공대, 인하대, 인하공업전문대학, 인하대병원, 일우재단, 정석물류학술재단, 정석인하학원 등이 있다.

하정호 기자 southcros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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