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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와 도시] (30·끝) 에어비앤비가 쇠퇴한 작은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은 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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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4-23 14:55:47 수정 : 2018-04-25 19: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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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에어비앤비는 일본 나라현 소재 쇠퇴한 도시 중 한곳인 요시노 마을에 ’요시노 삼나무집’(사진)을 열었다. 요시노 삼나무집은 1층은 카페이고, 2층에는 4명이 묵을 수 있는 에어비앤비 숙소로 구성된 2층짜리 작은 건물이다. 에어비앤비의 공동 창업자인 조 게비아와 일본의 건축가 하세가와 고, 요시노 주민이 함께 만들었고, 2016년 도쿄에서 열린 ‘하우스 비전’ 행사를 통해 대중에 처음 공개됐다.

자, 이 작은 건물이 어떤 변화를 일으켰을까 살펴보자. 전 세계와 연결된 에어비앤비 플랫폼은 요시노를 세계인들에게 알릴 수 있었을까?


공식적인 첫 손님이 방문한 2017년 4월7일 이후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 통계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지난 1년간 전 세계에서 346명의 방문객이 이곳을 찾았다. 방문객 중에는 프리츠커상을 받은 스페인의 건축 스튜디오 RCR 아키텍츠의 라파엘 아란다와 카르메 피그엠, 라몬 빌라타가 있었다. 프리츠커상은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상이다. 호주의 올림픽 출전 수영선수 외에 많은 음악가와 예술가도 이곳을 찾았다. 공유경제 플랫폼이라는 현대 기술, 디자이너와 건축가가 창조해 낸 동네와 어울리는 외관 그리고 지역 장인의 솜씨가 결합한 삼나무집은 여행자들을 끌어들이는 훌륭한 매개체가 되었다.

수∼일요일 영업 중인 삼나무집이 문을 연 기간 동안 객실 점유율은 70%였다.

1년 동안 이 삼나무집 2층의 숙소가 벌어들인 수입은 2만4990달러(한화 2654만원)였다. 또 1층의 카페는 게스트와 지역 주민을 상대로 아침 및 점심 식사를 팔아 2814달러(299만원)의 추가 수입을 올렸다. 삼나무집이 방문객을 끌어오자 지역 주민 역시 숙박공유를 하기 시작했다. 요시노 삼나무집 등장 이전인 2015년 9월 기준으로 이 지역에는 에어비앤비 숙소가 4개뿐이었으나, 2018년 현재 15개로 늘었다.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포함해 마을 체험을 도와주거나 공사를 전담하는 팀 등 요시노 마을에는 70개의 새로운 직업이 생겨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기간 동안 삼나무집을 포함해 같은 지역의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벌어들인 돈은 모두 합쳐 5만달러(5308만원)에 달했다.


건축가 하세가와 고는 “이렇게 작은 건축물이 이렇게나 큰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감탄했다.

우리가 흔히 도시재생에서 중요시하는 ‘앵커 시설’인 삼나무집은 세계와 연결해주는 글로벌 플랫폼인 에어비앤비와 만나면서 마을에 활력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요시노 삼나무집은 그 자체로 하나의 명물이 되어 방문객들을 끌어들였다. 굳이 숙박을 하지 않더라도 이 숙소를 구경하기 위해 찾은 이들이 670명에 달했다. 요시노 삼나무집은 인근 동네를 체험하기 위한 중요한 거점이 되었다. 동네 주민과 방문객 간 교류는 커뮤니티를 강화시켰고, 서로 다른 문화의 교류가 이뤄졌으며 이를 통해 공감대와 문화 차이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 지역 주민은 특히 동네의 문화를 방문객에게 알리면서 전통과 문화를 보존하고 보호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외부인의 유입이 오히려 지역 문화의 소중함을 깨닫는 계기가 된 것이다.


마을 주민은 삼나무집을 중심으로 모이고 활동하며 교류를 하기 시작했다. 지역 문화의 소중함을 깨달으면서 커뮤니티의 결속력은 더욱 단단해졌다. 그러던 지난해 10월 강력한 마을 커뮤니티의 존재는 요시노에 몰아친 거대한 태풍의 위력도 넘어섰다. 당시 요시노강의 수위가 평상시보다 5m 이상 높아져 삼나무집에도 물이 들어찼다. 주민은 재빨리 모여 힘을 모았고, 집을 수리하고 빠르게 청소를 마쳤다. 주민의 빠른 조처 덕에 삼나무집이 입은 피해는 거의 없었다. 수리와 청소를 마치고 삼나무집을 재개장한 첫날밤 주민은 함께 모여 축하 파티를 열었다.


에어비앤비가 들어간 요시노는 이제 변화하고 있다. 문화적으로 풍부한 마을의 경쟁력이 플랫폼을 통해 고스란히 세계인에게 전달됐다. 요시노 주민에게 이제 삼나무집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다. 현지 목재상이자 목수이며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하고 있는 이시바시 테루이치는 “요시노 삼나무집은 우리 동네의 일부분뿐만이 아니다”라며 “이제 우리 삶의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에어비앤비는 요시노 삼나무집 프로젝트를 ‘건강한 관광’의 주요 사례로 꼽으며 지난 18일 ‘건강한 관광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건강한 관광이란 전통적인 관광산업으로부터 소외된 지역을 조명해 여러 다양한 지역의 진짜 매력을 즐길 수 있게 해주고 이를 통해 지역 사회를 살찌우며, 추가적인 건설을 하지 않고 에너지도 덜 쓰는 지속가능한 관광을 뜻한다.

에어비앤비 공동 창업자이자 CPO인 조 게비아는 이렇게 말했다.

“요시노 삼나무하우스로 우리는 삶의 미래 그리고 공유공간으로서 집에 대해 탐구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 같은 작업은 미래에 다른 나라와 커뮤니티에도 적용할 수 있는 모델입니다. 1년 동안 요시노의 성장은 우리 팀을 고무시켰을 뿐만 아니라 고령화와 쇠퇴를 직면하고 있는 전 세계의 다른 마을에도 좋은 귀감이 되었습니다.”

한편 한국에서 에어비앤비는 지난해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와 함께 지역 청년들을 대상으로 ‘공간 재생형 게스트하우스 창업 공모’를 벌였다. 이 창업 공모는 강원도 지역 중 낙후된 곳을 찾아 청년들이 에어비앤비를 이용해 동네의 활력을 일으키도록 설계된 프로젝트로, 강릉의 배효선씨와 고성의 윤산씨가 대상자로 선발됐다.

음성원 미디어정책총괄 sungwon.eum@airbnb.com

*지난해 8월28일부터 매주 연재된 ‘공유경제와 도시’ 시리즈는 30회를 끝으로 마무리됩니다. 그동안 응원해준 독자 여러분께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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