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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서 레즈비언 커플 아기 출생신고 거부돼 '논란'

입력 : 2018-04-20 20:46:57 수정 : 2018-04-20 20:4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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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적 맹점 때문에 동성 부모·자녀 권리 보장 못받아" 이탈리아의 레즈비언 커플이 정자를 기증받아 인공 수정으로 가진 아기의 출생 신고가 거부돼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북부 토리노 의회의 의원인 키아라 폴리에타는 지난 주 태어난 아들의 출생 신고를 위해 토리노 인구등록국을 방문했다가 낙담해야 했다. 

자신과 동성 파트너를 부모로 해 아들의 출생을 등록하려 했으나, 해당 기관은 그가 해외에서 인공 수정을 통해 임신한 아기를 출산했다고 말하자 신청을 받아주지 않았다.

이탈리아 법규상 인공 수정은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남녀 커플에게만 허용되기 때문에, 동성 커플 사이에서 인공 수정으로 출생한 아기는 출생 신고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키아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담당 관리는 '출생 신고를 하려면 남성과의 결합으로 아기를 낳았다고 말하면 된다'고 방법을 알려줬지만, 거짓말을 하기 싫었다"며 "모든 아이들은 출생을 비롯한 스스로의 역사를 제대로 알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키아라 의원은 덴마크에서 익명의 남성에게 정자를 제공받아 인공 수정 방식으로 임신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는 서유럽 국가 중 가장 마지막인 지난 2016년 동성 간 결합을 인정하는 법을 통과시켰으나,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과는 달리 2004년 제정된 법에 의거해 배아 동결, 정자와 난자 기증, 대리모 등은 금지하고 있다. 이런 조치들은 오직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이성 커플에게만 치료적 목적으로 허용된다.

키아라 의원 소식을 접한 키아라 아펜디노 토리노 시장은 "현행 이탈리아 법은 동성 커플에게서 태어난 자녀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출생 신고를 허용하고 싶지만, 법률적 맹점 때문에 동성 부모와 자녀의 권리가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탈리아는 전 세계에서 출생률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로, 2010년 1.46명이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이 작년에는 1.34명으로 떨어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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