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황영미의영화산책] 소셜 네트워크의 ‘화복상의’

관련이슈 황영미의 영화산책

입력 : 2018-04-20 23:23:14 수정 : 2018-04-20 23:23:1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20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제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와 인터넷이 이끈 정보통신의 확산으로 진행됐다. 인간관계도 오프라인 못지않게 점차 온라인으로 전환해 갔다. 21세기 제4차 산업혁명 시기를 맞아 스마트폰이 발전함에 따라 현대인의 관계는 온라인 의존도가 예상 이상으로 높아졌다.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직접 만나지 않아도 소식을 알 수 있어 편리하다고 생각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개인정보 유출이다.

최근 8700만 명의 페이스북 사용자가 자신의 데이터가 캠브리지 애널리티카와 공유됐을 가능성이 밝혀져 ‘디스이즈유어디지털라이프’라는 심리 상태 분석 앱을 설치한 사용자와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충격을 줬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이에 대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현재 페이스북 사용자는 22억 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7년 세계 인구가 76억 명일 때 3분의 1 정도가 페이스북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사용하다 보니 온라인 베이스 기업은 페이스북을 플랫폼으로 개인인증 시 활용되기도 한다.

페이스북이 개인정보를 가지고 시작한 것이기에 개인정보 유출은 어쩌면 예견된 것인지도 모른다. 2010년 영화 ‘소셜 네트워크’(감독 데이비드 핀처)는 페이스북 설립과정을 담고 있다. 이 영화는 벤 메즈리치의 ‘엑시덴탈 빌리어네어’를 바탕으로 했고, 컴퓨터 프로그래밍 천재인 마크 저커버그(제시 아이젠버그)가 만들어낸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가 커뮤니케이션의 혁명을 시작하는 과정을 그린다. 처음 시작할 때 마음을 맞췄던 친구 왈도(앤드류 가필드)와 등을 돌리게 되면서 시작된 법정 공방과 경쟁자의 모함에 의해 진행된 법정 공방 과정에서의 저커버그의 개인적 갈등이 그려져 있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대중성의 확보가 어떻게 돈이 되는지 현대사회의 새로운 온라인 경제패턴을 보여준다. 주식이나 플랫폼에 붙는 광고료 등 가시화된 방식뿐 아니라 플랫폼을 활용하는 여러 앱 활용력은 또 다른 경쟁력으로 작동한다. 회원 가입할 때 개인정보 오남용에 동의한 것은 아니므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화복상의(禍福相倚)라는 말처럼 편리함 속에는 언제나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위험성이 있다. 그래서 페이스북이 연구용으로 병원과 환자 데이터를 공유할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해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황영미 숙명여대 교수·영화평론가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