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까지 강남 아트린갤러리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은 이를 살펴 볼 수 있는 자리다. 달항아리를 백자 도판위에 저부조의 형식으로 구현해 색의 공간을 보여주는 작품을 대나무 등 세한삼우(歲寒三友)와 곁들이고 있다. 구체적 형상들은 어디까지나 색을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요즘엔 자작나무 형상도 보인다.
1330℃라는 고온의 불세례로 만들어낸 깊은 색 공간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전통 수묵화와 도자기의 합작품이라 할 수 있다.
10월 런던 한컬렉션에서 초대전을 갖는 오 작가는 “흙의 정도와 성질과 두께에 따라, 파묵과 발묵, 선의 농담과 형태, 색감의 농도에 따라, 가마 속 불의 화도나 요변에 따라 수많은 변수가 있기에 도자회화는 매력이 있다”며 “도자기의 아름다운 선과 형태, 수묵화의 유려한 선과 농담은 그 자체가 궁합이 된다”고 말했다.
편완식 객원미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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