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10년간 가을야구 맛을 못본 한화의 분전이 눈에 띈다. 김응용, 김성근 등 명장들도 독수리를 비상시키지 못했기에 올해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였다. 역시 걱정은 마운드였고 실제 올해 한화는 팀 평균자책점은 5.49로 이 부문 8위다. 특히 선발 평균자책점은 6.88로 최하위다. 하지만 이를 불펜의 힘으로 극복하고 있다. 송은범(34), 안영명(34), 이태양(28) 등 베테랑 롱릴리프 3인을 앞세운 구원진이 허약한 선발을 뒷받침하며 불펜 평균자책점 4.14로 10개 구단 중 전체 1위를 내달리고 있다. 송광민(35)과 제라드 호잉(29)을 중심으로 팀타율 0.291로 3위에 오른 타선이 지원에 나서면서 한화는 시즌 10승 가운데 7승을 역전승으로 챙겼다. 이것이 최근 10경기 8승2패를 거둔 원동력이다.
한화와 LG의 상승세를 보여주는 성적 지표가 하나 더 있다. 야구통계학자들이 개발한 상황중요도(LI·Leverage Index)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한 ‘중요상황 OPS(출루율+장타율)’다. 이 지표에서도 한화(0.908)와 LG(0.900)가 높은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승부처에서 타선이 제몫을 해주며 마운드를 지원하고 있다는 의미다.
마운드와 팀타율만 보면 중위권인 두산이 선두를 달리고, KT가 선전하는 이유도 이 수치로 설명할 수 있다. 반대로 0.697로 중요상황 OPS가 낮은 SK가 2위에 오른 데는 선발과 불펜 평균자책점 모두 상위권인 마운드의 힘이 컸음을 보여준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