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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찬의 軍] 경쟁 구도 굳어지는 해상초계기 사업…최종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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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4-15 06:00:00      수정 : 2018-04-14 13:37:09
문재인정부의 첫 대형 무기도입사업인 해상초계기 사업을 둘러싸고 글로벌 방산업체들의 물밑 각축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당초 미국 보잉사의 P-8A가 수의계약을 통해 손쉽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스웨덴 사브사의 소드피시(Swordfish)가 기술이전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에서 파격적인 제안을 내놓으면서 경쟁 입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보잉사는 지난달 한국에 차세대 항공우주기술을 연구할 기술연구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밝혔고, 사브사도 기자간담회를 열어 소드피시 판매와 관련한 제안을 소개하는 등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양측의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해상초계기 사업은 P-8A와 소드피시의 2파전 경쟁 양상으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보잉 공장에서 생산된 P-8A 해상초계기가 시험비행을 위해 이륙하고 있다. 미국 해군 제공
◆보잉, 사브 “한국 요구 성능 충족 가능”

보잉사는 P-8A이 검증된 기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보잉측은 “미국 해군에서 13만 시간을 비행해 성능을 입증했으며, 저고도와 고고도로 10시간 비행이 가능하다”며 “베스트셀러 항공기인 B-737NG 생산 라인과 교육, 지원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어 비용 측면에서도 효율성이 높다”고 말했다.

보잉사에 따르면, P-8A는 2222㎞를 비행하면서 4시간 이상 체공하는 미국 해군의 요구 성능을 충족하고 있다. 기체 내부에 무기 장착대 5개, 외부 날개에 4개의 무기 장착대를 갖고 있어 하푼 대함미사일 4발과 어뢰 5발을 포함해 7.7t 이상의 무기를 탑재할 수 있다. 129개의 소노부이(음파탐지기부표)를 항공기 내부에 탑재한다. 시속 1000㎞의 속도를 낼 수 있으며 최대 12.5㎞ 고도에서 비행 가능하다.

잠수함 탐지 작전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로 활동 시간이 길어질 것에 대비, P-8A는 공중급유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미국 해군은 올해 안에 공중급유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승무원에 대한 훈련을 진행중이다. 공중급유를 받으면 다른 해상초계기보다 체공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미국 해군은 P-8A 임무 시스템 성능 향상을 위해 장기적으로 44억달러(4조7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어서 소프트웨어 개선작업이 용이하다.

스웨덴 사브사의 소드피시 해상초계기가 해상초계를 실시하고 있는 상상도. 사브 제공
사브사의 소드피시는 다양한 종류의 장비와 시스템을 통합한 사브사의 경험이 집약된 기체다. 소드피시는 캐나다 봄바디어사의 글로벌 6000 비즈니스 제트기를 사용한다. 고도 11㎞ 상공에서 시속 666㎞로 11시간 이상 비행이 가능하다. 아랍에미리트(UAE)가 주문한 글로벌아이 조기경보통제기 시스템의 70%를 그대로 쓰고 나머지는 해상초계 관련 장비를 탑재한다. 글로벌아이 임무 관리 시스템에 대(對)잠수함 작전 소요를 추가하고, 자기탐지기(MAD)와 데이터링크(Link-11, 16), 무장과 소노부이 운용 관련 장비 및 소프트웨어 등이 탑재된다. 고객이 요구하면 적외선미사일 회피장치 등도 탑재 가능하다.

제너럴 다이나믹스 미션 시스템 캐나다(GDMS-C)에서 생산한 음향 탐지 프로세서는 P-3CK보다 성능이 훨씬 향상된 것으로 다양한 음파를 빠르게 분석할 수 있다. P-8A보다 2명 적은 7명의 승무원으로도 실시간 임무수행이 가능하다.

날개에 부착된 4개의 무기 장착대는 3.1t의 무장을 탑재한다. 기본 무장은 사브사의 RBS-15 공대함 미사일과 프랑스 DCNS사의 MU90 경어뢰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기준을 충족하는 무기라면 구매국의 요구에 따라 탑재 무장 변경이 가능하다. 무장시스템은 사브사가 개발한 그리펜 전투기의 무장 시스템을 활용한다. 이 시스템은 NATO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스웨덴 사브사의 글로벌아이 조기경보통제기가 지난달 13일 현지에서 시험비행을 하고 있다. 글로벌아이와 소드피시는 70%의 장비를 공유한다. 사브 제공
사브사는 낮은 온도에서 날개에 매달린 무장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에 대한 해결책으로 P-8A처럼 내부 무장탑재 공간을 만드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사브 관계자는 “자체 연구결과 기체 밑에 내부 무장탑재 공간 확보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재 내부 무장탑재 공간을 소드피시의 옵션 구성품으로 확실히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브사는 고객이 주문하면 36개월 내 1호기 납품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소드피시 핵심 장비와 소프트웨어 94개 중 전파 수신 안테나와 무장 탑재 시스템을 포함한 19개 품목만 새로 개발한다. 나머지는 글로벌아이에 탑재된 시스템을 일부 개량하는 형식으로 개발이 진행되며 대부분 개발 완료를 앞두고 있다. 방위사업청이 시험평가를 진행하면 새로 개발하는 장비들은 지상시험으로, 나머지 장비들은 글로벌아이를 통해 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 해군 P-8A 해상초계기와 스텔스 전투함 줌월트함이 2016년 10월17일(현지시간) 체서피크만에서 합동 시험운항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 해군 제공
◆요구 성능 충족 시 옵션 제안이 변수 될 듯

P-8A와 소드피시의 성능을 비교하면 무장탑재량과 최대 비행고도, 통신장비 등의 분야에서는 P-8A가 앞서고 있다. 반면 탐지 수단과 운용유지 효율성 등의 측면에서는 소드피시가 우세하다. 하지만 양 기종 모두 한국군의 요구성능을 충족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군 요구성능 충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면 양측이 제시하는 옵션과 가격 등이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방위사업청이 사업 추진과정에서 성능에 가중치를 둘 수 있으나 미세한 차이로도 승패가 엇갈리는 만큼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옵션 중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부분은 절충교역(무기를 판매하는 국가가 구입하는 나라에 기술이전이나 부품발주 등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것)이다.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킬 체인(Kill Chain) 구축 등을 위해서는 첨단 기술 확보가 필수다. 독자적인 개발도 가능하지만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반면 절충교역은 단기간 내 기술 확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군 고위관계자는 “국방연구개발에서 절충교역은 가뭄의 단비 같은 역할을 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해상초계기 사업에서 절충교역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사브사는 1조원 규모의 국내 생산과 기술이전을 내세우고 있다.

스웨덴 사브사의 소드피시 해상초계기가 상선들이 항해하는 항로 상공을 초계비행하는 상상도. 사브 제공
소드피시에 청상어 경어뢰를 비롯한 국산 무장과 전자장비를 탑재하고 후속군수지원, 훈련시스템 개발 협력 등을 위해 LIG 넥스원과 논의가 진행중이다. 또한 항공기 국내 조립을 함께 할 국내 파트너도 물색하고 있다.

한국형전투기(KF-X)에 탑재될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기술 이전도 제안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국산 AESA 레이더 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항공기용 레이더를 개발한 경험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위험부담이 적지 않다. KF-X에 통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찾아내고 이를 개선하는 작업 역시 만만치 않다. 항공기용 레이더를 개발해 전투기에 체계통합을 했던 경험을 갖춘 사브사의 기술이 이전되면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일각에서는 첨단 기술에 속하는 AESA 레이더 기술 이전 여부에 회의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사브사의 레이더 기술 중 지적재산권이 미국에 있는 기술이 있을 경우 미국 정부의 무기수출통제체제인 국제무기거래규정(ITAR)에 가로막힐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프랑스가 미국 기술이 일부 포함된 스칼프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을 이집트에 수출하는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수출 승인을 거부해 판매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우리나라도 F-35A 도입 절충교역 과정에서 AESA 레이더 체계통합 등 일부 핵심 기술 이전을 미국 정부가 승인하지 않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들이 이스라엘 엘타사 시험시설에서 국내 개발한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하드웨어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
이에 대해 사브사는 AESA 레이더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하고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사브 관계자는 “회사 자금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레이더 기술과 제품의 소유권은 사브사가 100% 갖고 있다.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체제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AESA 레이더 개발을 통해 국방기술분야에서 자주성을 확보하려는 한국의 뜻을 이해한다. 사브사의 경험과 한국 산업계의 능력이 결합하면 상호 이익과 성장을 창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브사는 과거 한국 육군에 아서 대포병레이더를 판매하면서 기술이전을 통해 LIG넥스원이 대포병레이더 개발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한 바 있다.

주무부처인 방위사업청은 이르면 다음달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사업 절차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사업에 참가할 의지를 보이고 있는 해외 업체들은 물밑에서 치열한 탐색전을 벌이며 경쟁업체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국내 파트너 확보를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사업 입찰 공고를 거쳐 시험평가와 협상 등이 진행되면 업체들은 지금보다 더 많은 당근을 제시하며 수주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전망이어서 기종 선정 과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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