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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민우회 "IMC게임즈의 페미니즘 사상검증 규탄한다" (전문)

입력 : 2018-03-27 16:56:17 수정 : 2018-03-27 17: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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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서비스하는 게임 '트리 오브 세이비어'의 포스터. '트리 오브 세이비어' 페이스북 캡처

넥슨코리아(대표 박지원)가 서비스하고 IMC게임즈(대표 김학규)에서 개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트리 오브 세이비어'(이하 트오세·TOS)의 콘셉트 원화가 A씨 논란에 한국여성민우회가 입장문을 냈다.

26일 김학규 대표는 "사회적 분열과 증오를 야기하는 반사회적인 혐오 논리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방지와 대책이 필요하다"며 자사 직원 A씨가 '여성민우회와 같은 문제가 될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는 이유'를 추궁한 면담 내용(아래 사진)을 올렸다.

김학규 IMC게임즈 대표가 극단적 페미니즘 옹호 논란을 낳은 '트리 오브 세이비어'(TOS) 콘셉트 원화가 A씨와 나눈 면담 내용이 'TOS 원화가 트위터 메갈 논란 관련 입장 공지'이라는 제목으로 게임 홈페이지에 공개된 글. '트리 오브 세이비어' 홈페이지 캡처

이에 대해 27일 한국여성민우회 측은 "게임제작사 imc게임즈의 노동권 침해 및 페미니즘 사상검증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의 이윤추구는 양심·사상의 자유라는 민주사회의 기본 원칙에 위배되어선 안 된다"면서 "사측이 직무와 무관하게 노동자의 정치적 입장을 검열, 판별, 검증하여 유무형의 불이익을 가하는 것은 노동권과 기본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본 사건은 일회적 해프닝이 아니라, 게임업계의 성차별적·반인권적·비민주적 구조의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하며 "한 회사의 대표가 한국사회의 성차별과 페미니즘에 대해 이토록 무지하며, 그 무지와 전횡을 공공연히 드러낼 수 있다는 사실은 문제의 심각성을 반증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에이핑크 손나은이 'GIRLS CAN DO ANYTHING(여자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이라는 문구가 쓰인 휴대폰 케이스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레드벨벳의 아이린이 베스트셀러인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는 이유로 비난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국여성민우회 측은 "우리는 지난 2년간 개인이 페미니스트인지를 판별하여 징계, 배제하는 작태를 수차례 목도해 왔다. 여성들은 페미니즘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사과와 해명을 요구받고 불이익을 당했다"면서 "우리는 '변질된' 페미니즘과 그렇지 않은 페미니즘을 판별하여 '허락'하는 것을 거부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여성민우회 페이스북

이하 한국여성민우회의 입장문 전문.

게임제작사 imc게임즈의 노동권 침해 및 페미니즘 사상검증을 규탄한다

3월26일 게임제작사 대표 김학규는 "사회적 분열과 증오를 야기하는 반사회적인 혐오 논리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방지와 대책이 필요"하다며 자사 직원이 '여성민우회와 같은 문제가 될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는 이유'를 추궁한 면담 내용을 공식적으로 게시했다.

0. 
성차별에 강경히 반대하는 것이 '메갈'이라면 우리는 '메갈'이다.
가부장적 사회를 파괴하는 것이 '반사회적'이라면 우리는 '반사회적'이다.
우리는 '변질된' 페미니즘과 그렇지 않은 페미니즘을 판별하여 '허락'하는 것을 거부한다.

1.
성우가 페미니즘 운동을 후원하는 인증 사진을 올렸다는 이유로 녹음 작업에서 하차했다.
캐릭터 작가가 페미니즘 관련 내용을 리트윗했다는 이유로 캐릭터를 삭제당했다.
여성아이돌은 Girls can do anything이라는 문구가 쓰인 휴대폰 케이스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베스트셀러인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는 이유로 비난받았다.
SBS 라디오 작가가 ‘친 페미니즘’ 커뮤니티에 속해 있다며 하차 요구를 받았고 결국 부서를 이동했다.

우리는 지난 2년간 개인이 페미니스트인지를 판별하여 징계, 배제하는 작태를 수차례 목도해 왔다. 여성들은 페미니즘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사과와 해명을 요구받고 불이익을 당했다.

한국사회는 더 이상 기존의 남성중심적 권력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페미니스트를 공격하는 행위를 용납해선 안 된다. 성평등과 인권이라는 근본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후퇴시키려는 시도를 거부해야 한다.

2.
또한 기업의 이윤추구는 양심·사상의 자유라는 민주사회의 기본 원칙에 위배되어선 안 된다.
사측이 직무와 무관하게 노동자의 정치적 입장을 검열, 판별, 검증하여 유무형의 불이익을 가하는 것은 노동권과 기본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불법행위이다.

3. 
본 사건은 일회적 해프닝이 아니라, 게임업계의 성차별적·반인권적·비민주적 구조의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한 회사의 대표가 한국사회의 성차별과 페미니즘에 대해 이토록 무지하며, 그 무지와 전횡을 공공연히 드러낼 수 있다는 사실은 문제의 심각성을 반증한다.

민우회는 게임업계의 노동권 및 인권 침해, 전반적 성차별 실태에 대해 면밀히 점검하고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들을 다방면으로 강구해 나갈 것이다.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싸움은 더욱 가열차게 이어질 것이며, 페미니스트들은 말하기를 그치지 않을 것이다.

2018년 3월 27일
한국여성민우회

뉴스팀 han6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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