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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북·미, 남·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급부상하는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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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3-22 07:09:53 수정 : 2018-03-23 10:5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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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남·북·미 3국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한 뒤 그에 앞서 열릴 북·미 정상회담 장소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 장소는 역사적인 명소로 길이 남을 것이라고 미국의 AP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차대전 당시 1945년 7월 독일 브란덴부르크 주에 있는 포츠담에서 미국의 해리 트루먼, 영국의 윈스턴 처칠, 옛소련의 이오시프 스탈린이 만나 전후 독일 관리와 일본의 항복을 권유하는 포츠담 선언을 했고, 이곳은 나중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1945년 2월에 옛 소련의 흑해 연안에 있는 얄타에서는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영국의 처칠, 옛 소련의 스탈린 등 연합국 지도자들이 모여 ’얄타 회담’을 개최해 이곳이 역사적인 명소로 자리 잡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만나 한반도 문제 해결의 돌파구를 열면 그 회담 장소가 포츠담이나 얄타에 버금가는 역사적인 상징성을 지닐 수 있다. 만약 문 대통령이 언급한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이 북·미 정상회담과 동일한 장소에서 열리면 그 장소는 세계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으로 보인다.

◆영순위로 떠오르는 판문점

AP 통신은 김정은-트럼프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판문점을 꼽았다. 남북 분단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에 있는 공동경비구역(JSA)이 실용주의자의 관점에서 봤을 때 최적의 장소라고 이 통신이 분석했다. 일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4월 중에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이 판문점 내 평화의 집에서 열린다. 북·미 정상회담도 이곳에서 열리면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에서 예행연습을 한 뒤 같은 장소에서 북·미 회담을 하게 된다고 AP가 지적했다.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이 모두 판문점에서 열리면 이곳은 분단과 분열이 아니라 통일과 화합의 글로벌 심벌로 부상할 게 확실하다.

AP 통신은 “판문점이 일단 북한의 국경에서 침을 뱉으면 닿을 거리에 있어 김 위원장은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그곳에서 서둘러 뛰쳐나올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통신은 “판문점이 정상회담을 위해 필요한 대규모 경호 및 실무 지원 인력이 이동하기가 편리하고, 비용도 저렴하게 든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의 암시

문 대통령은 21일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 회의에서 “북·미 정상회담은 장소에 따라 더욱 극적인 모습이 될 수 있고, 진전 상황에 따라 남·북·미 3국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언급은 북·미 정상회담 당일 또는 바로 직후에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을 추진하려는 뜻으로 해석됐다. 문 대통령이 말한 ‘장소의 극적인 모습’과 ‘진전 상황에 따른 3국 회담’을 짜 맞춰보면 남북, 북·미,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이 모두 한 장소에서 열리고, 그곳은 판문점이 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남·북·미 회담의 분명한 목표와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그것이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와 북·미 관계 정상화, 남북 관계 발전, 북·미 간 또는 남·북·미 간 경제 협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구상대로 일이 진행되면 4월 말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5월 초·중순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 5월 말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 및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리는 숨 가쁜 정상 외교전이 전개된다.

◆평양, 워싱턴과 제3의 도시

일단 북·미 정상회담 장소 중의 하나로 평양이 거론되고 있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으로 불러들이면 성배(예수가 최후의 만찬에서 사용한 잔)를 들게 되는 셈이라고 AP가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화려한 의전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맞아들여 트럼프가 만족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은 김 위원장의 핵 위협에 굴복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AP가 분석했다.

워싱턴 DC는 김 위원장이 꺼린다고 이 통신이 지적했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워싱턴 DC가 ‘철천지원수 국가’의 심장이기 때문에 자신의 안전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그가 워싱턴 DC까지 날아오면 자신의 ‘허약함’ 또는 ‘절박감’이 부각될 수도 있으며 그사이에 평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걱정할 것이라고 AP가 강조했다. 중국 베이징은 미국과 북한 모두 꺼리고 있어 가능성이 없고, 스웨덴, 핀란드, 스위스 등 유럽 국가들은 ‘중립 지역’으로서의 강점이 남아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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