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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민기 이어… ‘미투 의혹’ 외대교수 자살

입력 : 2018-03-18 19:13:26 수정 : 2018-03-18 19: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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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에 “아내에 미안” 메모/경찰, 檢과 협의 사건종결 방침/학교측도 “진상조사 모두 중단” 성폭력 의혹이 불거졌던 한국외대 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학교 측 조사 등으로 심적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본격화한 뒤 성범죄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는 배우 조민기씨에 이어 두번째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18일 한국외대 A교수가 전날 오후 1시쯤 성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외출에서 돌아온 A교수의 아내가 주방 옆 보일러실 쪽에 쓰러져 있는 남편을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A교수는 출동한 앰뷸런스에 태워져 심폐소생술을 받아가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곧 사망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A교수는 사망 직전 휴대전화에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간단한 메모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자필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외상과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휴대전화 메모를 남긴 것으로 보아 스스로 숨진 것이 명백해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검찰과 협의해 부검 등 추가 절차 없이 사건을 종결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한국외대 페이스북 ‘대나무숲’에서 A교수는 재학생 3명으로부터 미투 가해자로 지목됐다. 학생들은 A교수가 ‘남자친구랑 옷을 벗고 침대에 누워 본 적 있나’, ‘벚꽃 행사에 남자친구랑 자러 간 거냐, 벚꽃을 보러 간 거냐’ 등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A교수가 여학생을 뒤에서 껴안거나 여학생과 어깨동무를 하는 등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해왔다’는 폭로도 잇따랐다.

A교수는 10여년 전인 2007년에도 학내 성희롱 의혹이 불거져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된 경험이 있다. 당시 한국외대 용인캠퍼스에서 주요 보직에 있었던 A교수는 파업에 참여 중인 여직원을 성희롱해 물의를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외대는 페이스북에서 A교수의 성추행 논란이 일자 “별도 조사팀을 꾸려 진상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학교 측은 이날 “고인은 교육자로서 의혹에 대한 극심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인을 향해 제기된 모든 의혹 관련 조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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