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대표 오찬 회동에 앞서 임종석(오른쪽에서 2번째) 비서실장의 말에 한국당 홍준표(맨 왼쪽) 대표가 웃고 있다. 연합뉴스 |
정치판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뼈 있는 농담을 주고 받아 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홍 대표 등 여·야 5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면서 대북 특사단의 방북 결과 등에 대해 설명했다.
오찬에 앞서 인사를 나눈 홍 대표와 임 실장은 무림의 고수처럼 재빠르게 던지고 막고 반격하는 '말 대결'을 벌였다.
임 실장은 이날 오전 11시48분 오찬 회동장에 배석하기 위해 들어선 홍 대표를 향해 인사와 함께 "환영합니다"라는 말을 건넸다.
그러자 홍 대표가 권력과 지위를 악용한 성폭행, 성추행 가해자를 고발하는 '미투 운동'을 화제로 꺼내면서 "임 실장은 미투에도 이렇게 무사하네"라고 가볍게 잽을 날렸다.
임 실장은 즉시 "대표님도 무사하신데, 저야~"라며 맞받아쳤다.
얼마 후 홍 대표는 "안희정(성폭행 의혹 사건)을 임종석이 기획했다는 말이 돌아"라고 메가톤급 펀치를 날렸다.
임 실장은 "설마요"라고 대꾸했고, 옆에 있던 다른 참석자와 함께 살짝 웃음을 머금었다.
홍 대표와 임 실장이 주고받은 말이 알려져 화제거리가 되자 홍 대표는 "농담한 것이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 자리에 있었던 한국당 장제원 대변인은 "제가 보기에도 농담이었다"고 해명했고, 바른미래당 신용현 수석대변인도 "그냥 지나가면서 한 얘기로 알고 있다"고 농담쪽에 무게를 실었지만 여권에선 '때가 어느 때인데'라며 못마땅한 반응을 보였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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