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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필상칼럼] 세계경제 호황, 한국경제 도약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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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3-04 21:04:17 수정 : 2018-03-16 18: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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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세계경제 3.9% 고성장 전망속 / 한국경제 3.0% 성장도 힘들 듯 /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혁신성장 / 정책 ‘선 혁신 후 소득’으로 전환을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올해 세계경제는 3.9%의 고도성장을 이룰 전망이다. 이에 반해 올해 한국경제는 3.0%의 성장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과거 한국경제 성장률이 세계경제 성장률을 크게 앞지른 사실을 감안할 때 보통 뒤진 것이 아니다. 한국경제 성장률의 역전현상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본격화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국가들은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과감한 산업정책을 펴 빠른 속도로 성장세를 회복했다. 그러나 한국경제는 부실산업을 방치한 채 경기부양에 치중해 저성장의 함정에 빠졌다.

실로 큰 문제는 고용악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고용상황은 대부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그러나 한국은 반대로 실업이 증가하고 있다. OECD 35개 회원국의 실업률은 금융위기의 여파로 2010년 8.3%까지 올랐으나 지난해 5.8%까지 낮아졌다. 한국의 실업률은 지난해 3.73%를 기록해 금융위기 이전 2007년 3.25%보다 높다. OECD 회원국 중 최근 4년 연속 실업률이 증가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성장률이 마이너스 2.8%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구조조정과 경기부양을 병행해 위기를 극복했다. 지난해 성장률이 2.3%에 달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10%가 넘던 실업률은 4.1%로 떨어져 17년 만에 최저치다. 이런 상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해 법인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추고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자 미국경제는 비상의 날개를 달았다. 중국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거품붕괴의 혼란을 이겨내고 전화위복의 경제체제를 구축했다. 중국은 지난해 6.9%의 내실성장에 성공했다. 그리하여 1300만개가 넘는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 15년 만에 최저실업률을 기록했다. 일본과 유럽연합(EU)도 장기침체를 벗어나 성장세로 돌아섰다. 특히 일본은 엔화의 무제한 방출을 불사했던 아베노믹스가 효과를 발휘해 기업이 경쟁력을 되찾고 일자리는 많으나 근로자가 부족한 고용잔치까지 벌이고 있다.

한국은 경제성장을 이끌던 조선, 해운, 철강, 석유화학 등 제조업의 부실화가 가속하고 있다. 중국경제의 추격과 압박으로 산업발전 자체가 설 땅을 잃고 있다. 미국은 무차별적인 무역보복을 가하고 있다. 세탁기, 태양광 패널에 대해 긴급수입제한(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하고 국가안보를 내세워 철강 수입까지 막고 있다.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양대 기둥인 반도체와 자동차도 각각 특허침해와 무역적자를 이유로 무역보복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도 수출산업 육성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어 우리나라 해외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이미 한국경제는 산업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을 잃은 상태다. 지난해 제조업가동률은 70% 수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5% 안팎이던 잠재성장률이 2%대로 떨어졌다.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전 고려대 총장
정부는 사람중심의 경제발전을 기본목표로 정하고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펴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을 위해 정부는 예산을 투입해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최저임금을 올리고 비정규직을 축소해 근로소득을 늘리고 있다. 동시에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무모한 일자리 만들기는 세금을 낭비한다. 또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축소는 실업자가 늘고 물가를 불안하게 한다. 근로시간 단축도 기업에 큰 부담이다.

현 단계에서 우리 경제가 정작 필요한 것은 혁신성장이다. 경제구조를 바꿔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고 기업의 창업과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 그리하여 경제가 성장동력과 고용창출능력을 회복해야 한다. 경제전쟁의 승자로 발돋움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정부는 부실산업을 과감하게 정리하는 것은 물론 규제를 혁파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 자유롭고 창의적인 기업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 경제외교를 강화해 보호무역주의 압박을 막아야 한다. 다음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펴 수요를 확대하고 경제발전의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한마디로 우리 경제는 세계경제 호황을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정부는 한시바삐 ‘선 혁신 후 소득’으로 정책기조를 바꿔야 한다.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전 고려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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