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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더 가까워진 北, 더 멀어진 美’로는 북핵 매듭 풀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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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24 00:10:32 수정 : 2018-02-25 09:2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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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이방카, 트럼프 메시지 전달 / 미, 역대 최대 대북제재 발표 / 한·미 균열 봉합 절박한 상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이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의 미 정부 대표단장 자격으로 어제 방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청와대 만찬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다. 비공개 접견에서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데 이어 만찬에서 이방카 선임고문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최대한의 대북 압박에 대한 공동의 의지”를 강조했다. 북핵문제를 풀기 위한 북·미 대화를 성사시키는 데 중점을 두는 우리 정부 입장과 거리를 두는 듯한 발언이다.

한·미 균열 조짐이 갈수록 커지는 형국이다. ‘천안함 폭침’ 주범으로 알려진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방남을 놓고 엇박자가 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김 부위원장이 천안함 폭침과 연관됐는지를 단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그가 천안함기념관에 가서 그에게 책임이 있다고 여겨져 온 것을 보는 기회로 삼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대북정책에서 무역제재에 이르기까지 여간 우려스럽지 않다. 미국은 최근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한국산 철강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일본 등 다른 동맹국들은 제외했다. 주한 미국대사는 1년 넘게 공석이다. 한·미관계가 밑바닥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증좌다.

미국은 대북 평화모드를 취하는 우리 정부와는 달리 북한 정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보수정치행동회의’ 기조연설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을 “지구상에서 가장 폭군적이고 억압적인 정권의 중심기둥”이라고 비난했다. “김정은의 누이는 2500만 주민을 잔인하게 다루고, 굴복시키고, 굶주리게 하고, 투옥한 사악한 가족 패거리”라고 목청을 높였다. 북한이 ‘백두혈통’으로 떠받드는 김 위원장 일가를 인권 탄압과 연결 지어 비판한 데 대해 북측이 거세게 반발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미국은 오늘 역대 최대 규모의 새 대북제재를 발표한다. ‘포괄적 해상 차단’ 등 초강력 조치가 포함될 것이라고 한다. 펜스 부통령도 “북한에 대해 전례 없이 엄중하고 강력한 경제제재를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평창올림픽 이후가 더 문제다. 한반도 긴장 수위가 급속히 고조될 전망이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남북이 ‘핵 외교’에서 비켜서 있고 북·미의 스탠스가 정반대 편에서 확고부동한 상태여서 ‘올림픽 휴지기’는 일시적일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어제 “그 어떤 제재도 도발도 위협도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를 절대로 허물 수 없다”면서 “핵탄두들과 탄도로켓들을 실전 배치하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국제사회를 겁박했다. 북핵문제는 우리 힘만으로는 풀 수 없는 난제다. 지금처럼 한·미 공조가 흔들리면 북핵문제 해결은 불가능해지고 우리 안보는 크게 위협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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