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최악 팀워크 女스피드스케이팅 ‘진흙탕 싸움’

관련이슈 2017 월드컵

입력 : 2018-02-20 23:45:57 수정 : 2018-02-21 00:23:2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팀추월 대표팀 태도에 비판 여론/감독·선수 말 엇갈려 ‘진실 공방’/매스스타트 등 경기 남아 우려/김보름 “인터뷰로 상처 드려 죄송”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에서 최악의 조직력을 선보인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이 내분에 휩싸여 있다. 감독과 선수의 말이 엇갈리는 등 진흙탕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팀추월 7∼8위전과 여자 매스스타트가 남은 상황에서 팀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여자 대표팀은 지난 19일 강릉 오벌에서 열린 팀추월 준준결승에 김보름(25·사진)-박지우(20)-노선영(29)이 호흡을 맞춰 출전했다. 마지막 바퀴를 남기고 노선영이 앞서가던 김보름과 박지우의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하고 뒤로 처졌다. 결국 한국은 3분03초76의 기록으로 7위에 그쳐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문제는 경기가 끝나고 난 뒤에 벌어졌다. 노선영이 뒤로 크게 처졌는데도 스피드를 올린 김보름과 박지우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고 일각에서는 두 선수가 노선영을 ‘왕따’ 시켰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여기에 김보름이 레이스를 마친 뒤 방송 인터뷰에서 노선영의 부진을 조롱하는듯한 말을 남겨 성난 팬심에 기름을 부었다.

일부 팬들은 김보름과 박지우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며 청와대 홈페이지에 국민청원까지 올렸다. 국민청원 동의가 삽시간에 20만명을 돌파하는 등 여론이 심상치 않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20일 강릉 오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보름은 “제 인터뷰를 보시고 많은 분이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 같다. 많이 반성하고 있으며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제 욕심에 마지막 바퀴 때 29초를 끊는 데만 신경을 쓰다가 뒤처진 선영 언니를 챙기지 못했다. 잘못을 통감한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백철기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감독은 저조한 성적은 코치진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백 감독은 “노선영이 더 좋은 기록을 내고 싶어서 속도를 유지하면서 자기가 가장 뒤로 가는 게 낫다고 얘기해 받아들였다”며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감기몸살을 이유로 기자회견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진 노선영은 이날 SBS와 전화인터뷰에서 “전날까지 제가 2번으로 들어가는 거였는데 시합 당일 워밍업 시간에 어떻게 하기로 했냐고 물어보셔서 (가장 뒤에서 뛰기로 했다는 것은) 처음듣는 얘기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백 감독은 이에 “선영이가 맨 뒤로 빠지겠다고 한 것을 나만 들은 게 아니다. 기자회견까지 열어 거짓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노선영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노선영은 올림픽 개막을 코앞에 두고 대한빙상경기연맹 실책으로 대표팀에서 나왔다가 재합류했다. 나와 있는 동안 팀 내부 사정을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 폭로했고 이 때문에 복귀 후 선수들과 다소 관계가 불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백 감독은 “처음에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며 “노선영이 재입촌한 후 서로 호흡을 맞추려 노력했다. 강릉에 와서는 컨디션 등을 잘 체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서도 노선영은 “서로 훈련하는 장소도 달랐고 만날 기회가 별로 없었다”며 “(분위기도) 별로 좋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김보름은 주종목인 매스스타트 경기가 남아있는데 온라인에서 테러에 가까운 공격을 당하고 있어 큰 심적 충격을 받고 있다. 백 감독은 “중요한 매스스타트가 남아있다. 지금 상황에 굉장히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어떤 말을 해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많은 힘을 주셔서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게끔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노선영 역시 폭로전을 멈추지 않으면서도 남은 경기 출전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강릉=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