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한반도에 화해 무드가 조성된 상황에서 열린 IAPP 국제 콘퍼런스는 북핵문제 해법을 찾는 데 적잖은 기여를 할 것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초청할 정도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있고, 문재인정부는 이를 북·미대화로 확장해 북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푸는 실마리를 찾으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북·미는 대화 가능성을 탐색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어제 김 위원장을 가리켜 “우리가 이것(북핵 해결)을 외교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함께 일해야 할 사람”이라고 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전날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할 때까지 최대 압박을 지속하겠다”고 했다. ‘최대 압박과 관여 병행’의 투트랙 전략에 따라 북·미 탐색 대화의 문을 열어놓으면서도 유인책 대신 최대 압박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북남관계 개선과 긴장 완화의 분위기가 깨어지게 된다면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미는 대화의 입구에서 기싸움을 벌일 게 아니라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정면충돌 위기에서 맞은 국면전환 기회를 날려버려선 안 된다. 미국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낼 수 있도록 유연성을 발휘해야 하고, 북한은 비핵화 문제에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북한이 핵개발을 마무리할 시간을 벌면서 대북제재 완화를 노리고 있다는 의구심은 여전하다. 미국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북한을 적절히 견인하는 문재인정부 중재외교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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