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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평창 영웅들이 빛낸 불굴의 투혼, 이것이 올림픽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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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19 00:28:13 수정 : 2018-02-19 00: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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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2위와 큰 격차를 벌리며 결승선을 통과했을 때 TV 앞에 앉아 있던 많은 국민은 환호성을 지르거나 손뼉을 쳤을 것이다. 최민정 선수가 그제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압도적인 실력으로 금메달을 따는 순간이었다. 500m 결승전 실격의 아픔을 털어내고 이뤄낸 결과여서 더욱 값지고 자랑스럽다.

최민정의 금메달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기는 하다. 세계 랭킹 1위인 그는 2016년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3~4차 대회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를 획득했고,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에서는 1500m 금메달을 차지하며 세계 정상급 실력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최민정이 진정으로 높이 평가받아야 할 대목은 따로 있다. ‘쇼트트랙 여제’임에도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는 점이다. 최민정은 체구가 작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엄청난 근력 훈련을 소화하며 스타트 속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힘에서 밀리는 점을 감안해 아웃코스로 상대 선수를 추월하면서 스피드도 자연스럽게 더 나게 됐다.

평창올림픽에서 불굴의 투혼으로 감동을 안긴 선수는 최민정만이 아니다.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딴 임효준과 미국의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가 그렇다. 임효준은 선수 생활 내내 부상을 달고 살았다. 어렸을 때부터 발목과 손목, 허리 등의 부상으로 7차례나 수술을 받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부상과 수술 후유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들보다 몇 배 더 노력했다. 그 결과가 금메달이다. 화이트는 또 어떤가. 그는 지난해 9월 평창올림픽을 대비해 1440도 연속회전 기술을 연습하다 추락해 내장이 파열됐고, 한 달 뒤에는 이마와 입술 부위를 62바늘이나 꿰매는 큰 부상을 입었다. 그럼에도 평창에서 이 기술을 보란 듯이 성공시켜 이 종목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치명적인 부상에도 좌절하지 않고 오뚝이처럼 일어선 두 영웅은 올림픽 정신이 무엇인지를 보여줬다.

최민정은 500m 결승전을 앞두고 “나보다 준비를 많이 한 선수가 있다면 이기겠지만 나도 최선을 다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준비했다”고 했다. 자신감과 당당함이 묻어난다. 이런 모습에서 젊은 세대의 무한한 가능성과 함께 지구촌의 밝은 미래를 엿보게 된다.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올림픽의 꿈을 이룬 ‘평창 영웅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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