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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속한 세월 이산상봉 신청자 작년 3800명 숨져

입력 : 2018-02-16 15:02:39 수정 : 2018-02-16 15: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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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인 16일 조명균(오른쪽) 통일부 장관이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열린 망향경모제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남북 분단의 슬픔을 가슴에 안은 채 고령화로 상봉 기회를 갖지 못하고 숨지는 국내 이산가족들이 지난해 해에만 3800명 가까운 것으로 집계됐다.

◆야속한 세월…이산가족 상봉신청자 이제 5만명 남아

16일 통일부와 대한적십자사(한적)가 공동 운영하는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1988년부터 지난달까지 시스템에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신청자는 13만1447명으로, 이 가운데 7만2762명이 사망해 생존자는 5만8685명으로 나타났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최근 남북관계가 급속히 해빙 모드로 접어들었으나 올해 민족 최대 명절인 설에도 많은 이산가족은 상봉의 한을 풀지 못하는 처지다.

특히 지난해 한 해 동안 이산가족 상봉신청자 가운데 3795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1월 한 달에만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중 무려 455명이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에 묻은 채 눈을 감았다.

생존한 상봉신청자의 연령대는 현재 90세 이상이 1만3638명(23.2%), 80∼89세 2만4328명(41.5%), 70∼79세 1만2805명(21.8%), 60∼69세 4506명(7.7%), 59세 이하 3408명(5.8%)이다.

80대 이상의 비율이 전체의 64.7%로 이산가족의 고령화가 날로 가속하고 있는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

한적에 따르면 1985년 9월 남북이 고향방문단을 교환하면서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진 이래 지금까지 모두 21차례의 대면 상봉을 통해 남북의 4185가족, 총 1만9928명이 헤어졌던 가족과 재회했다.

또 7차례의 화상 상봉을 통해 557가족, 3748명이 혈육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남북 각각 300명, 모두 600명의 이산가족이 서신을 주고받았다.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2015년 10월 금강산에서 마지막으로 열렸다.

◆조명균 통일장관 “이산가족 상봉 안되는 상황 수치”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는 남북 모두 민족 앞에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경기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에서 열린 제34회 망향경모제에서 격려사를 통해 “조건 없이 하루속히 상봉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정부는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에 호응하기만 하면, 시기와 장소, 형식에 구애됨이 없이 추진할 의사가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말했다. 이어 “나아가 이산가족과 실향민들의 아픔을 근원적으로 풀어드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우리 국민, 특히 젊은 세대들이 이산과 실향의 고통을 가슴으로 이해하고 화해와 평화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지난달 9일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설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를 북측에 제안했지만, 북한은 2016년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일하다 집단 탈북한 여종업원들의 송환을 요구하며 이에 응하지 않았다.

조 장관은 “저 자신, 이산가족이자 실향민의 아들로서 부모님을 찾아뵙고 조상을 기리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왔다”며 “찬바람 속에서도 봄의 희망이 싹트고 있는 것처럼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기운이 조금씩 흐르고 있다”고 했다.

김청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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