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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북한의 새 대량파괴무기는 '미녀군단' 응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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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13 15:38:07 수정 : 2018-02-13 15:5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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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응원단이 13일 강원도 강릉시 경포해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주요 언론이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등 고위급 대표단과 예술단이 한국을 떠나자 이번에는 북한 응원단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김 부부장 등의 한국 방문 활동에 찬사를 보낸 주요 언론 보도를 놓고 보수와 진보 진영이 대립했다. 미국의 주요 언론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북한 응원단에도 대체로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북한 응원단은 WMD

보수 성향의 언론 매체인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북한의 새로운 대량파괴무기(WMD)’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의 ‘미녀 군단’ 응원단을 북한의 핵·미사일과 같은 대량파괴무기에 비유했다. WSJ는 “북한이 올림픽 출전 선수보다 10배 이상 많은 치어리더를 데려와 올림픽 관중을 둘로 갈라놓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이번에 의지하는 대량파괴무기는 ‘치어리더 외교’이다”고 지적했다.

WSJ는 “한국인들이 지정학적인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으나 숨 쉬며 살아 있는 북한의 이웃을 실제로 지켜보면서 그들의 매력에 빠져들었다”고 보도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WSJ에 “북한 당국이 응원단을 보낸 것은 한·미 관계를 약화하고, 대북 제재망을 느슨하게 하려는 교묘한 전략이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북한 응원단이 한국인의 향수를 자극하려고 ‘고향의 봄’, ‘우리의 소원은 통일’과 같은 한국인이 어렸을 때부터 익히 잘 아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WSJ는 “한국인이 아는 노래를 부름으로써 북한의 응원단과 한국의 팬들이 하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한국은 북한 응원단을 유명 연예인처럼 대우하면서 여흥을 즐기고 있다고 이 신문이 전했다.

◆올림픽의 스포트라이트

미국의 CNN 방송은 북한의 응원단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처럼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CNN의 아이미 루이스 기자는 북한 응원단 소식을 전하면서 “그들이 불가사의하게 사람을 홀리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북한 응원단이 응원가로 부르는 ‘반갑습니다’, ‘휘파람’ 등의 가사를 소개하기도 했다.
12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예선 2차전 남북 단일팀 대 스웨덴 경기에서 북한 응원단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CNN은 북한 응원단에 모두가 찬사를 보내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서울에서 수백 명의 시위대가 ‘평양 올림픽’에 항의하면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초상화와 북한의 국기를 불태우기도 했다고 이 방송이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북한의 매력이 그 대안을 물리칠 수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평창에서 ‘매력 공세’를 펼친 북한 사람들과 접촉하는 것은 북한이 자유화의 길로 나오도록 유도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안젤라 루기에로(38)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하자고 제안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가 지적했다. 이 통신은 “북한 사람들과 접촉으로 북한을 무너뜨릴 수는 없을지라도 이것이 북한 정권의 치아를 뽑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인간 올리브 가지

미국의 뉴욕 타임스(NYT)는 한국에서 북한 응원단에 상반된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응원단이 ‘인간 올리브 가지’(평화의 상징)로 칭송을 받고 있고, 그들이 현재의 핵위기에 따른 긴장을 해소하는 토대를 닦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이들이 북한 당국의 지시에 따라 올림픽에서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NYT가 전했다.

NYT는 북한 응원단이 철저한 통제를 받으면서 일반 시민들과 접촉을 철저히 차단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북한 응원단이 끝 모를 강렬한 호기심의 대상이 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미디어의 관심은 올림픽 출전 선수들이 부러워할 정도이다”고 주장했다. 김두연 한반도미래포럼 방문 선임 연구원은 NYT에 “이것은 또 하나의 ‘매력· 평화 공세’이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북한 응원단의 신상을 전혀 알 수가 없어 그들이 주는 전체적인 신비감으로 인해 사람들이 더욱 그들에게 열광하게 된다”고 전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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