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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신온고지신] 호월지가(胡越之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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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2-09 02:30:00 수정 : 2018-02-09 00: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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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인류의 오랜 고민이자 과제다. 물론 평화는 도래해야 하고 오도록 해야 한다. 방안은 오직 하나다. 상대에 대한 포용력이다. 인종과 민족, 이념과 사상, 남녀노소, 지역과 계층 등을 초월해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길뿐이다.

그래서 세계의 보편종교와 성인들은 모두 이민족에 대한 관용과 화합을 가르쳤다. 호월지가(胡越之家)다. 중국 대륙 북쪽 호족과 남쪽의 월족이 한 집안이 됐다는 의미다. 온 천하가 한 집안과 같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사실 고구려는 선비, 말갈, 거란, 여진 등 여러 민족이 나라를 이룬 다민족 국가였다. 우리는 이미 상대를 배려한 빛나는 전통을 지니고 있는 민족이다.

사해동포(四海同胞)다. ‘논어’ 안연 편에 나오는 말이다. 사마우가 공자가 아끼는 제자 자하를 찾아와 괴로워하면서 “사람들은 모두 형제가 있는데 저만 혼자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사실 사마우에겐 형 환퇴가 있었는데 송(宋)나라에서 모반을 꾀하다가 도피했다. 자하가 이에 “사람이 살고 죽는 것은 자신의 명(命)에 달려 있고, 부귀는 하늘에 달려 있으며, 군자가 공경한 자세로 실수가 없고, 사람을 사귀는 데 공손하고 예절을 갖추면 세상 사람들이 다 형제라 하니, 군자가 어찌 형제 없음을 근심하겠는가.(死生有命 富貴在天 君子敬而無失 與人恭而有禮 四海之內 皆兄弟也 君子何患乎無兄弟也)”라고 대답했던 것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일이다. 그야말로 지구촌의 최대 축제가 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평창을 중심으로 강릉과 정선 등 강원도 일대에서 개최된다. 남북이 하나 돼 전운(戰雲)이 걷히고, 평화세계 실현의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

‘노자’는 ‘무력을 삼가고 생명을 보호해야 한다(儉武厚生)’며 “대군을 모아 전쟁을 하면 흉년이 들어 경제가 피폐해지고, 병사가 주둔하면 전답을 황폐화시키고 초목만 자란다.(徵兵作戰起凶萌 廢畝荒田養草荊)”고 우려했다. 남북은 유·무형의 교류로 믿음을 쌓아가야 한다. ‘평화, 평창!’의 소망이 크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胡越之家 : ‘북쪽 호족과 남쪽 월족이 한 집안이 됐다는 내용으로서 천하가 한 집안 같다’는 뜻.

오랑캐이름 호, 넘을 월, 갈 지, 집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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