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北 몽니에 살얼음판 걷는 평창…올림픽 참가 판도 깨지나

입력 : 2018-01-30 18:54:33 수정 : 2018-01-30 23:15:33

인쇄 메일 url 공유 - +

금강산 행사 일방취소 파문/참가 큰 틀 깨기는 어렵겠지만/남북 공동행사 언제든 불발 가능/趙 통일 “합의이행” 北에 전통문/마식령 훈련발표 미루고 속앓이/“조바심 내지말고 現기조 유지를” 북한의 일방적인 금강산 합동문화공연 취소로 남북관계가 살얼음 위를 걷고 있다.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라는 판 자체를 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과거 사례를 볼 때 예측 불허의 상황이다.

북측 예술단 사전점검단장인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가운데)이 21일 서울역에 도착해 강릉행 KTX를 타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정부는 30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 명의의 전통문을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앞으로 보내 북한의 금강산 합동공연 취소에 대해 “어렵게 남북관계 개선의 첫발을 뗀 상황에서 남북 모두 상호이해와 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합의사항을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정부는 북한의 태도 돌변 이유와 관련해 자세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 31일부터 1박2일로 이뤄질 예정인 북한 원산 마식령스키장에서의 남북 스키선수 공동훈련 계획도 발표를 미루며 전전긍긍했다.

평창 도착한 바흐 IOC위원장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왼쪽 다섯번째)과 이희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오른쪽 앞)이 30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의 진부역에 도착해 자원봉사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바흐 위원장은 “마침내 한국에 도착해서 대단히 기쁘다. 큰 기대를 갖고 동계올림픽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무대는 준비됐고, 선수들도 속속 도착하고 있다. 바깥을 보라. 눈까지 내린다.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있다”며 대회 준비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평창=연합뉴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의 금강산 합동공연 취소 이유에 대해 “행사 장소가 열악해 공연이 어려웠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북한 측이 개보수하기에 날짜가 너무 촉박하고, 우리 정부가 도와주기에도 대북제재 위반 소지가 있어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금강산 지역에서 이렇게 (단기간에) 300명 이상 대규모 행사를 (준비)한 적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런저런 부분들이 부담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전날(29일) 오후 10시10분쯤 금강산 합동공연 취소를 통보하면서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한 북한의 조치에 대한 우리 언론의 ‘모독’, 북한 내부 경축행사(2·8 건군절 열병식)에 대한 ‘시비’를 거론했다.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이 우리 언론 탓을 했지만 방남단 경비문제라든지 대북 경유 제공 문제라든지 대북제재 문제가 자꾸 나오니 우리 정부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볼 수 있다”며 “대북제재 문제가 불거지는 것에 대한 불만을 정치적 효과가 가장 낮은 금강산 합동공연 취소로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경제적 부담도 금강산 합동공연 취소 이유로 거론된다. 전직 통일부 고위관료는 “우리 언론의 북한 비판 보도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며 “내부적으로 행사 개최가 어려운 사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 진행 여부도 주목된다.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의 경우 한·미 협의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선수단을 포함한 우리 측 인원이 전세기를 타고 원산의 갈마비행장을 이용하는 것이 미국의 대북 독자제재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전직 외교안보 부처 고위관료는 “당초 북한의 올림픽 참가문제까지만 협의했으면 됐을 일이고 평창동계올림픽과 무관한 금강산·마식령 공동행사는 (불필요한) 사족(蛇足) 같은 것”이라며 “갈마비행장 이용도 제재 위반 논란이 뻔히 예상됐던 건데 버스 타고 육로로 가도 되는 것을 굳이 비행기를 고집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전반적으로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자체를 철회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북한이 우리는 물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협상을 통해 와일드카드(특별출전권)까지 얻어 선수단 파견을 결정한 상황에서 이를 번복하면 국제적 이미지 추락과 외교적 파장이 상당할 수 있다.

북한이 남북합의 일정에 대해서는 다시 브레이크를 걸고 나올 수는 있다. 북한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응원단을 파견하겠다고 했다가 개막 20여일을 앞두고 남북갈등 등을 이유로 전격 철회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정부의 향후 기조와 관련해 “정부가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자체를 취소하면 어떡하느냐’는 식으로 조바심을 내서는 안 되고 한·미 협의 등 현재와 같은 기조를 유지하면서 담담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서·김예진·정선형 기자 spice7@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전지현 '눈부신 등장'
  • 전지현 '눈부신 등장'
  • 츄 '상큼 하트'
  • 강지영 '우아한 미소'
  • 이나영 ‘수줍은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