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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없는 러시아” … 反푸틴 시위 불붙었다

입력 : 2018-01-29 20:31:33 수정 : 2018-01-29 22: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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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도시 곳곳서 나발니發 ‘대선 보이콧’ 집회 / 3월 대선 당선 땐 ‘24년 장기집권’ / 출마 좌절된 나발니 시위 주도 / 모스크바서만 3000여명 거리로… “경찰, 전국서 시위자 240명 연행” 러시아 국민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피로감이 본격적으로 표출하는 양상이다. 푸틴 대통령은 무려 18년간 장기 집권한 데 이어 오는 3월 대통령 선거에서 ‘대항마’ 없이 4연임에 무난히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AFP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대선 출마가 좌절되면서 28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대도시 수십 곳에서 일제히 사실상 푸틴 대통령의 4연임을 확정지을 3월18일 대선 보이콧을 촉구하며 ‘가짜 선거’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정적인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운데)가 2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3월 대통령선거 보이콧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모스크바=AP연합뉴스
모스크바에서는 나발니 지지자들과 푸틴 대통령 연임에 반대하는 시민 3000∼4000명이 집결해 “사기꾼과 도둑들”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1000여명이 시위에 참가해 “푸틴 없는 러시아”, “푸틴은 도적” 등의 구호를 외쳤고 극동 시베리아 등에서는 영하 45도의 혹한에도 시위가 이어졌다. 우랄산맥 인근 예카테린부르크에서는 시장을 포함한 시민 1000여명이 푸틴 정부에 항의했다. 러시아 전역에서는 지난해 3월과 6월에도 수만명이 참가한 반부패 시위가 벌어졌다.

변호사이자 반부패 운동가인 나발니는 야권 정치인으로 푸틴 대통령에 대적할 유일한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2009년 키로프주(州) 정부 고문으로 일하면서 주정부 산하 산림 벌채·목재 가공기업 소유 제품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 5년형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아 출마가 좌절됐다. 나발니는 유죄 판결이 정치적 목적에 의한 정략적 판결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자원봉사자 20만명을 포함한 자신의 지지자들을 대거 동원해 선거 보이콧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나발니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시위에 참가했다가 경찰에 구금됐다. 그는 구금된 직후 트위터에 “구금됐다. 거리로 나가라.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을 위해서, 당신의 미래를 위해서 나가라”라는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에도 “영하 40도인 야쿠츠크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 진정한 시민들이다”라고 찬사를 보냈다. 러시아 당국은 이날 밤 나발니를 석방했지만 허가받지 않은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처벌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은 이날 경찰 차량과 일반 버스를 도심에 투입해 시위 진압에 나섰다. 경찰은 나발니의 본부 사무실 문을 전기톱으로 부수고 들어가 러시아 동부의 시위 소식을 전하던 생방송을 중단시키고 나발니 지지자들과 자원봉사자 일부를 연행했다. 정치 운동가들의 체포 상황을 감시하는 민간단체 ‘OVD-인포’는 이날 시위 과정에서 전국적으로 240명이 연행됐다고 밝혔다.

총리직까지 포함해 이미 18년 동안 집권한 푸틴 대통령은 4연임에 성공하면 2024년까지 권력을 연장한다. 전문가들은 그가 지지율 2%에 불과한 나발니를 견제하면서까지 ‘완벽한 승리’를 거두고 싶어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여론조사기관인 레바다센터의 레프 구드코프 대표는 “푸틴은 승리를 확신하는 차원이 아닌, 전국 만장일치 수준의 지지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상혁 선임기자 nex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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