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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이슈①] 평창 꿈 잃은 노선영, 올림픽 출전 불발의 ‘숨겨진 진실’

입력 : 2018-01-25 15:09:45 수정 : 2018-01-25 1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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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안일한 행정력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노선영은 팀 추월 외에 1500m에도 강점이 있는 선수다. 국내 1500m 랭킹 1위였다. 최근 폐막한 동계 체전에서도 장거리 강자 김보름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그래서 평창올림픽 출전 좌절이 더 안타깝다. 지난 23일 노선영의 올림픽 출전 좌절 기사를 단독보도한 스포츠월드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여러 빙상인으로부터 더 자세한 뒷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이 입모아 지적한 부분은 “결국 문제는 연맹이 강행한 월드컵 기간 5주 해외 장기 체류였다. 선수들의 체력을 고려하지 않고, 월드컵 출전 일정을 짰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초로 시간을 돌려보자. 빙속대표팀은 평창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4차 대회를 앞두고 사상 유례없는 5주 장기 해외 체류를 선택했다. 2017~2018시즌 월드컵은 1차 네덜란드(11월 11~12일)를 시작으로 2차 노르웨이(11월 17~19일), 3차 캐나다(12월1~3일), 4차 미국(12월 8~10일·이하 현지 시각)으로 이어지는 일정이다. 빙속대표팀은 대회 출전을 위해 출국한 시점은 11월4일이었다.

당시 많은 빙상인은 이 일정에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장기 해외 체류에 따른 체력적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선수들 역시 1~2차 대회가 끝난 뒤 귀국해 휴식과 훈련을 하고, 3차 대회 일정에 맞춰 캐나다로 출국하는 일정을 원했다. 그러나 연맹은 주변 우려를 무시하고 장기 해외 체류 안건을 통과시켰고, 대표팀 선수들은 2차 대회가 끝난 뒤에도 휴식 없이 곧바로 캐나다로 향했다.

장기 체류의 부작용은 부진한 경기력으로 나타났다. 남자팀 추월 대표팀의 경우, 월드컵 1차 대회에서 1위에 올랐지만 3차~4차 대회에서 모두 7위로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성적이 떨어졌다. 남자 팀 추월 대표팀뿐 아니다. 2차 대회에서 4위에 오른 남자 1500m의 김민석은 3차 대회에서 10위, 4차 대회 최하위 20위에 머물렀다. 한국 남자 장거리의 간판 이승훈은 “후배들이 월드컵을 거듭할수록 힘이 달려 훈련도 제대로 못 따라갔다. 올림픽 때는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선영도 마찬가지였다. 노선영은 월드컵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성적이 떨어졌다. 디비전B(2부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한 노선영은 2차 대회에서 4위에 올랐지만, 3차 20위, 4차 16위로 반전을 꾀하지 못했다.

3차 대회 후 노선영은 기로에 놓였다. 올림픽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이 확정된 팀 추월에 집중하는 게 나을지, 아니면 개인 종목 출전권에 집중해야 할지를 놓고서다. 노선영은 개인 종목 출전권이 없어도 올림픽 출전이 가능하다는 코치의 말을 믿었다. 

결국 노선영은 올림픽 개인 종목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했고, 여기에 연맹의 무능한 행정력이 더해지면서 꿈에 그리던 평창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무엇보다 간절했던 2016년 고인이 된 쇼트트랙 전 국가대표이자 동생인 노진규와의 약속도 비참하게 깨졌다.
 
스포츠월드=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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