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양향자의 The 건강한 음식] '전' 맛있는 '복'덩이에요

입력 : 2018-01-25 10:00:00 수정 : 2018-01-25 15:11:4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전복
자고로 진시황제에게 사랑받은 자양강장 식품의 원조로서,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해 시력에 좋고 신경쇠약 개선 효과도 있습니다.
특히 남성에게 좋아 정약전 선생도 ‘자산어보’에서 이미 그 효능을 소개하셨답니다.

‘조개의 왕’이라 불리는 전복은 예로부터 조개류의 황제로 군림했으며 때로는 신비와 선망의 대상으로 옛 문헌에 자주 등장했다. 전복은 영양과 맛에서 다른 해산물과는 질적인 차이를 보인다. 이런 이유로 옛 궁중요리는 전복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특히 전복은 체질을 막론하고 모든 사람에게 좋은 건강 식품이다. 단백질, 미네랄 등이 풍부하여 죽이나 국 등으로 먹으면 체내 흡수력이 좋아 회복이 빠르다.

요즘도 생선회를 꽤나 즐기는 식도락가들은 갖가지 회가 올라오면 가장 먼저 전복 내장을 집는 경우가 많다. 아직 식품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없어 입증 자료는 없지만 전복 내장은 성력 발현에 깊은 관계가 있다는 얘기가 오래전부터 구전되고 있다. 중국 진시황은 인간으로서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서 불로장생을 꿈꾸며 세상의 모든 명약을 구하러 구석구석으로 사람을 보냈다. 이 진시황이 자양강장제로 즐겨 먹었던 음식이 바로 전복이다. 예로부터 중국에서는 해삼, 전복, 상어 지느러미, 물고기 부레가 최고의 강정식품(强精食品)으로 인정돼 왔다.
전복스테이크

재료 전복 2마리(1인당 50g), 자연산 버섯 50g, 아스파라거스 70g, 올리브오일 15mL, 버터 20g, 발사믹식초 15mL, 바실, 레몬, 소금, 후추

만드는 법 ① 전복을 깨끗하게 다듬어서 칼집을 낸다. ② 손질한 전복을 올리브오일과 버터로 팬에서 굽는다. ③ 석쇠에 준비한 버섯을 굽는다. ④ 전복과 버섯 위에 아스파라거스를 조화롭게 담고 발사믹소스를 졸여서 곁들인 다음 허브로 장식한다.
전복을 말리면 아르기닌(arginine) 양이 증가한다. 아르기닌은 남자 정액 고형분의 70%를 점유한다. 폐결핵이 의학으로 치료되기 이전에는 폐병이나 신경쇠약에 전복이 식용 겸 약용으로 이용되어 왔다. 전복 맛은 글루탐산과 아데닐산으로 구성되는 감칠맛을 중심으로 글리신과 베타인에 의한 단맛이 보태져 기본적인 맛이 만들어지고, 글리코겐이 어우러져 깊은 맛을 더한다. 미역, 다시마 같은 해조류를 먹고사는 전복은 암수 다른 몸을 가지고 있으며, 조개류 중에서 수분이 많고 지방 함량이 적을 뿐 아니라 비타민, 칼슘, 인과 같은 미네랄이 풍부해 사람에게 최고로 대접받아 왔다.

예로부터 귀하게 대접받아 온 조개류인 만큼 고서에도 자주 등장한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전복을 복어(鰒魚)라는 이름으로 소개했는데 ‘살코기는 맛이 달아서 날로 먹어도 좋고 익혀 먹어도 좋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말려서 포를 만들어 먹는 것이다. 그 장(腸)은 익혀 먹어도 좋고 젓갈을 담가 먹어도 좋으며 종기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중국 당나라 때 도홍경이 지은 한방서 ‘명의별록’은 전복의 효능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는 전복이 오래전부터 맛과 영양 면에서 뛰어날 뿐 아니라 약리 작용이 많다고 여겨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책에는 전복을 장복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눈이 맑아질뿐더러 정력이 좋아진다고 기록돼 있다. 또 전복은 예부터 궁중연회식으로 자주 등장했는데, 이 같은 기록은 진작의궤나 임원십육지 등에 갖가지 전복요리가 소개돼 있는 것만 봐도 충분히 입증된다.

전복은 살이 통통하게 찌고 ㎏당 7~10마리 정도면 최상품이다. 패각 바깥쪽으로 전복의 족부가 약간 빠져나와 있는 것이 좋으며 패각과 살에 흠집이 없어야 한다. 여러 가지 전복을 놓고 보면 패각 색깔이 서로 다른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먹이 종류에 따라 바뀌는 것이므로 중요하지 않다. 전복을 보관할 때는 살아있는 전복은 약 섭씨 5도에서 냉장 보관 시 신선도를 유지해 주면 3일 정도는 살 수 있고 2일째 까지는 회로도 먹을 수 있다. 그 후로는 살과 내장을 분리하여 살은 앞면을 솔로 문질러서 소금물로 씻어 냉동보관하고 내장은 정수된 물을 내장 양의 3분의 1쯤 섞고 믹서로 잘 갈아서 냉동시켰다가 죽을 끓일 때 살과 같이 사용하고 건어물은 냉동 보관하면 눅눅해 지지 않아 신선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요리연구가·식공간연출학박사·푸드스타일리스트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