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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남매 학대 美 부모, '리얼리티 쇼' 나갈 계획까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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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1-22 11:01:00 수정 : 2018-01-23 11: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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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남매를 사슬로 묶고 화장실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게 하는 등 온갖 학대를 저질러 충격을 안긴 미국의 부부가 내심 ‘리얼리티 쇼’에 나가려는 계획을 세우고 14번째 아이 임신까지 생각했던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영국 미러를 인용해 “13남매 엄마는 종종 자기네 가족이 리얼리티 쇼에 나가면 모든 이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고 자신했으며, 시청자들을 매료시켜서 누구나 아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고 그의 이복형제 빌리 램버트가 말했다”고 보도했다.

루이스 터핀(49)은 과거 디스커버리채널에서 방영된 여덟쌍둥이 가족의 24시간을 다룬 ‘존 앤 케이트 플러스 8(Jon & Kate Plus 8)’이라는 프로그램을 뛰어넘는 주인공이 되고자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들은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자기와 남편만을 생각한 셈이다.

 

지난 18일, 공소사실 확인을 위한 ‘기소사실인부절차’에 나온 루이스 터핀이 그의 변호인을 보며 웃고 있다. 미국 뉴욕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캘리포니아 주(州) 페리스에 사는 루이스와 그의 남편 데이비드 터핀(57)은 집에 13남매를 가둔 채 살아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검거되면서 미국 전역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들에게는 900만달러(약 96억원)의 보석금이 책정됐으며 내달 재판 예정이다.

부부는 고문, 아동 및 부양성년 학대, 아동 방치, 불법구금 등 모두 40여 가지 혐의로 기소됐으며,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소 94년형에서 종신형까지 처해질 수 있다.

부부는 과거 수차례에 걸쳐 리마인드 웨딩촬영까지 했다. 사진 속 밝은 아이들의 표정은 모두 부모의 겁박에 따른 연출이었다.

 
13남매를 집에 가두고 살아온 혐의로 데이비드 앨런 터핀(57)과 아내 루이스 애나 터핀(49)이 최근 경찰에 검거됐다. 부부에게는 900만달러(약 96억원)의 보석금이 책정됐다. 사진은 리마인드 웨딩 당시 촬영. 화목한 가족사진에는 충격적인 진실이 숨어있었다. 미국 뉴욕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경찰이 들이닥친 집은 무척 끔찍했다. 정돈되지 않아 여기저기서 악취가 났고, 아이들은 침대에 묶이거나 방에 갇혀 지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13명 중 7명이 18세 이상이었는데, 영양실조 등이 맞물리면서 체격이 정상수준이 아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구조된 아이들은 배가 고프다고 애원했으며, 경찰이 건넨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었다. 자세한 조사는 이들이 기력을 되찾은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가족이 살던 집. 미국 뉴욕포스트 영상 캡처.


리마인드 웨딩을 맡았던 관계자는 폭스뉴스에 “아직도 혼란스럽다”며 “그때 아이들의 표정은 무척 즐거워 보였고, 어떠한 것도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소 속에 숨은 어두운 현실을 가까이 있던 진행자조차 직감하지 못할 정도로 부부의 감금생활 은폐는 완벽에 가까웠다.

데이비드의 부모이자 아이들의 조부모인 제임스와 베티는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소식을 접하고 무척 충격받았다”며 “지난 5년 정도는 전화통화만 했을 뿐 아이들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아들과 며느리는 종교에 심취한 것 같았다”며 “신께서 그러라고 하셨다는 이유로 13남매를 낳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데이비드 앨런 터핀(57)과 아내 루이스 애나 터핀(49). 미국 뉴욕포스트 영상 캡처.


이웃 주민들은 아이들이 이상한 것 같았다고 입을 모았다.

킴벌리 밀리건(50)은 “아이 몇 명이 나와 부모와 차에 타는 걸 본 적 있다”며 “되게 창백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그렇게 자녀가 많은 데도 아이들이 밖에 나와 놀지 않는 이유가 궁금했다”며 “이상한 걸 보더라도 수상히 여기지 않으려는 게 대부분 사람의 심리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밀리건은 2년 전에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현관 꾸미는 아이들을 봤다고 했다. 하지만 인사를 건넨 그에게 아이들은 무표정이었다. 마치 외부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으려는 것 같았다고 밀리건은 밝혔다.

몇몇 이웃은 집 앞 잔디를 손보는 아이들을 봤다고도 했다.

웬디 바르티네스(41)는 “잔디밭 갈아엎는 아이들 옆에 엄마로 보이는 여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게리 스테인(32)은 “당시 당국이 잔디밭이 관리되지 않은 집들을 찾아다니는 시기였다”고 덧붙였다. 허술한 관리로 생각되는 집을 당국 관계자가 방문한다면 아이들을 감금한 사실이 들통날까 우려해 터핀 부부가 자녀를 시켜 잔디밭을 갈았을 거라는 게 주민들 추측이다.

게리는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어쩐지 다른 집안일에 관여하고 싶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고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혔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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