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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베테랑' 박철우의 의미있는 '만시지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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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1-12 06:00:00 수정 : 2018-01-12 01: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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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한국 나이로 34살. 고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성인배구로 직행했으니 어느덧 성인배구 15년차. V-리그 원년부터 뛴 V-리그의 산 역사이기도 하다. 프로배구 삼성화재의 토종 주포 박철우 얘기다.

박철우는 올 시즌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득점은 391점으로 전체 6위이자 토종 1위. 공격 성공률은 57.80%로 전체 1위에 올라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주포에게 가장 필수적인 오픈 공격 해결 능력이 돋보인다. 오픈 공격 부문에서 54.50%로 1위에 올라있다. 오픈 공격 성공률이 50%를 넘기는 선수가 딱 둘인데 두 선수 모두 삼성화재 소속이다. 박철우 다음이 타이스(51.77%). 리시브가 흔들려도, 세터의 토스가 좀 흔들려도 코트 좌우에서 리그 최강의 해결능력을 보여주는 게 삼성화재가 현재 선두권 싸움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박철우는 후위 공격도 60.66%로 1위다. 후위 공격에서 60%를 넘기는 것은 박철우가 유일하다. 어쩌면 박철우는 올 시즌이 최고의 전성기일지도 모른다.

정작 박철우는 최근 몸상태가 좋지 않다. 어깨와 무릎 부분에 부상을 안고 뛰고 있다. 그래서 최근 공격 타점이 다소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로 버티는 중이다. 아울러 주장이란 책임감 때문에 팀의 승리를 위해 참고 뛰며 ‘베테랑의 품격’을 과시 중이다.

그런 그가 ‘만시지탄’을 해서 눈길을 끈다. 박철우는 1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7~18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OK저축은행과의 원정경기에서 62.06%의 고감도 공격 성공률을 뽐내며 21점을 올려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2연승을 달리며 승점 2를 챙긴 삼성화재는 승점 45(16승7패)로 선두 현대캐피탈(승점 48, 15승7패)의 뒤를 바짝 쫓았다.

경기 뒤 수훈선수로 인터뷰실에 들어선 박철우는 부상에 대해 “근육량을 늘려놓은 상태라 어깨와 무릎 통증을 잘 버텨내고 있다”면서 담담하게 말했다. 신진식 감독은 “올스타 브레이크 때 박철우에게 휴식 시간을 충분히 줘서 부상 관리를 해줄 것”이라 밝혔다.

스무살 때의 앳띤 모습이 어저께 같건만 어느덧 박철우는 팀 내 최고참이다. V-리그에서 원년부터 활약한 선수 중에는 가장 어리지만, 베테랑이라는 칭호가 이제는 익숙할 때다. 박철우는 “나처럼 프로에서 15년차가 되면 어깨나 무릎을 하도 많이 사용해 많이 닳아있다”면서 “무릎과 어깨 부상은 은퇴하는 그날까지 계속 관리해주면서 뛰어야 할 것 같다”면서 씩 웃었다. 이어 “같이 뛴 형들이 은퇴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언젠가 은퇴하는 날이 올텐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직 은퇴를 언급하기엔 이르지만,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박철우에게도 세월의 무게는 점점 무겁게 느껴지고 있다. 박철우는 “어릴 땐 배구가 뭔지도 제대로 몰랐는데, 몸은 펄펄 날아다녔다”면서 “‘아 이제야 배구를 알겠어’ 정도의 경지는 절대 아니지만, 이제 배구에 대해 자신감이 좀 생기고, 할 만한데...그런데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이제 나이듬을 느낀다. 아마 나처럼 30대가 넘은 선수들은 내 말에 공감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철우의 ‘한탄’은 그만큼 그가 성숙해졌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그리고 걱정할 필요 없다. 그는 지금도 여전히, 아마도 최소 2~3년간은 V-리그를 대표하는 최고의 토종 주포로 호령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안산=남정훈 기자 che@segye.com
사진=발리볼코리아닷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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