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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정의 원더풀 체코·슬로바키아] '유혹의 발톱'을 숨긴 도시…밀란 쿤데라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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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1-12 10:00:00 수정 : 2018-01-10 21:3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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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프라하
유럽은 궁극적으로 하나의 공동체를 향해 가고 있지만 오랜 역사만큼이나 지역적으로 독자적인 문화권을 형성했다. 지리적 구분은 모호하지만 정치, 역사, 문화적으로 유럽을 나눈다면 서유럽과 동유럽, 남유럽과 북유럽 등으로 구분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구분은 최근 들어 여행 패키지의 단골 구분법이 되고 있다.

체코 ‘프라하의 봄’은 2차 세계대전 이후 1968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소련의 간섭을 거부하며 일어난 민주화 시위를 말하는데, 또 다른 ‘프라하의 봄’으로는 불리는 5월의 음악축제도 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체코 필하모닉의 결성 50주년을 기념해 1946년부터 개최된 국제음악제이다.
정치, 경제적으로 유럽의 중심이자 냉전시절 자유진영을 대표했던 서유럽은 넓은 평야지대에 자리 잡아 온화한 기후와 함께 풍요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비해 동유럽은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하면서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서유럽과 비교되지만 문화적으로는 오랫동안 유럽 전역을 지배했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영향으로 아름답고 우아한 매력으로 가득 차 있다. 기후 영향을 많이 받는 남유럽은 지중해 영향으로 아름다운 햇살과 푸른 바다를 품에 안고 있으며, 북극까지 닿아있는 북유럽은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스칸디나비아반도로 특유의 활기차고 흥겨운 문화를 자랑한다.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는 5월의 음악축제 ‘프라하의 봄’은 체코슬로바키아의 작곡가 베드르지흐 스메타나의 서거일인 5월 12일에 시작해 6월 초까지 열리는 체코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축제이다. 개막식은 항상 ‘스메타나’의 ‘나의조국’ 연주로 시작된다. 교향곡, 실내악 연주 등 다양한 콘서트와 오페라 등이 펼쳐지며 세계 명연주와 더불어 현대 신작들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물론 각각의 지역을 방문해 본 여행자들이라면 지역 내 국가나 민족마다 문화적 특색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알게 되지만 지역적 특색이 공존하고 있는 것도 느낄 수 있다. 그 가운데 동유럽의 대표적 특색을 꼽으라면 예술, 그중에서도 음악을 빼놓을 수 없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지원을 받은 수많은 천재 음악가들이 자신들의 재능을 꽃피웠으며, 그 영향은 전쟁과 정치적 굴곡 속에서도 클래식의 자산으로 남겨졌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서유럽은 넘쳐나는 축제의 현장이기도 하지만 동유럽 역시 서유럽의 음악축제와는 확연히 다른 매력으로 우리를 매료시킨다. 그중에서도 특히 봄철 프라하는 자연이 봄이 되면 생명의 기쁨을 전하듯 전 세계 음악과 축제를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음악의 매력을 선사한다.

프라하를 처음 방문한 1990년대 초에는 ‘체코슬로바키아’의 프라하였다. 체코슬로바키아는 1918년부터 1992년까지 중앙 유럽에 있었던 공화국으로 1993년 1월 1일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평화롭게 나뉘었다. 현재 체코 공화국은 독일, 오스트리아, 폴란드, 슬로바키아를 주변국으로 두고 있다. 수도는 프라하이며 공용어는 체코어다. 주요 도시로 브르노, 오스트라바, 즐린, 플젠 등이 있다. 반면 슬로바키아 공화국은 체코를 접하며 폴란드, 우크라이나, 헝가리,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두고 있다. 수도는 브라티슬라바이며 슬로바키아어가 공용어다.

아직까지 낯선 관광객에게는 체코슬로바키아가 익숙하지만 언어와 민족구성이 엄연히 다른 나라니 옛 기억을 다시 써야 할 듯하다.

체코 프라하 구시가지 광장은 수많은 첨탑들이 하늘 아래 도시를 에워싸고 있다. 유명한 프라하 천문 시계와 오래된 시청사는 관광객들의 시선을 이끈다. 시내 골목길 작은 카페에 앉아 건물을 바라보면 소설의 배경이 그려지고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체코와 슬로바키아의 분할은 흔히 유고슬라비아의 해체 과정과 비교된다. 여러 민족이 하나의 국가를 이룬 유고슬라비아와 체코슬로바키아는 모두 한 차례의 통합과 해체를 경험한 후 2차대전의 종전과 함께 다시 통합되었다가 1989년 사회주의체제가 붕괴하면서 다시 해체 과정을 겪었다.

유고슬라비아는 전쟁과 대량학살로 대표되는 폭력적인 과정을 거치고 말았다. 그 과정에서 20세기 최대의 비극이라는 인종청소가 자행되는 등 인류에게 커다란 아픔을 남겼다. 반면 체코와 슬로바키아는 흔히 ‘벨벳이혼(velvet divorce)’이라고 불리며 평화적으로 분리됐다.

중후한 고딕 스타일의 카를교 동상은 끊임없이 옛 이야기를 건넨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프라하의 봄’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소련의 간섭을 거부하며 일어난 민주화 시위를 말한다. 1968년 1월 5일 슬로바키아의 개혁파 알렉산데르 둡체크가 집권하면서 시작된 봄은 8월 21일 소련이 체코슬로바키아를 침공하여 개혁을 중단시키면서 막을 내렸다. 이 과정의 탄압과 망명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다. 미국 영화감독 필립 카우프먼은 이를 영화 ‘프라하의 봄’으로 만들기도 했다.

블타바강을 떠다니는 크루즈를 바라보며 프라하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
또 다른 ‘프라하의 봄’은 프라하에서 열리는 5월의 음악축제(International Music Festival Prague Spring)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체코 필하모닉의 결성 50주년을 기념해 1946년부터 개최된 국제음악제이다. 체코슬로바키아의 작곡가 베드르지흐 스메타나의 서거일인 5월 12일에 시작해 6월 초까지 열리는 체코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축제이다. 특히 개막식은 항상 ‘스메타나’의 ‘나의조국’ 연주로 시작된다. 교향곡, 실내악 연주 등 다양한 콘서트와 오페라 등이 펼쳐지며 세계 명연주와 더불어 현대 신작들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도시의 번잡함을 벗어나 궁전 정원에 올라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로맨틱하기도 하지만 현대적인 프라하의 독특한 분위기와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언제나 매력적인 프라하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이다. 수많은 첨탑들이 하늘 아래 도시를 에워싼다. 유명한 프라하 천문 시계와 오래된 시청사는 관광객들의 시선을 이끈다. 시내 골목길 작은 카페에 앉아 건물을 바라보면 소설의 배경이 그려지고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언제나 매력적인 체코 프라하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불리기도 한다.
유대인 지구의 골목길에서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한 줄을 읽어 내려가고 블타바강을 떠다니는 크루즈를 바라보며 프라하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 중후한 고딕 스타일의 카를교 동상은 끊임없이 옛이야기를 건넨다. 프라하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로크 양식의 성 니콜라스 교회를 바라보며 근심과 걱정을 내려놓기도 한다. 도시의 번잡함을 벗어나 궁전 정원에 올라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독특한 분위기와 매력의 시선이 머무는 곳, 로맨틱하기도 하지만 현대적인 프라하의 음악을 기대하며 비행기에 오른다.

여행가·민트투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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