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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트럼프, 북핵 위기 해결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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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1-10 19:06:56 수정 : 2018-01-10 19: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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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 트윗보다 한반도와 통화… 대화 무드 도와야 미국 언론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서로 으르렁거리지만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상대의 이름을 자주 거론한다. 언론은 곧잘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트럼프의 주장을 비판적으로 다룬다. 트럼프는 주로 트위터에서 언론을 콕 찍어 비난한다. CNN이나 NBC는 아예 ‘페이크 뉴스’(가짜 뉴스)라고 부른다.

트럼프와 언론의 싸움엔 일정한 흐름이 있다. 먼저 트럼프가 밀어붙일 의제를 트윗으로 짧고 강력하게 밝힌다. 언론은 그의 발언을 다양하게 해석하지만 비판에 주력한다. 트럼프는 이튿날 오전 방송이나 신문의 기사를 트위터에 인용하며 논쟁을 키운다.

박종현 워싱턴 특파원
때론 의도적으로 보이는 양측의 싸움은 쉽게 간파된다. 워싱턴의 각종 세미나 현장에서 오르내리는 트럼프의 트윗에 대한 평가가 이를 말해준다. 이를테면 이렇다. “언론을 공격해 지지자의 마음을 붙잡아두는 것은 알겠는데, 대통령이 너무 사소한 것들에 집중하는 것 아닌가”, “대통령의 트윗 소통이 정보 민주주의 확산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가” 등이다.

트럼프의 트윗과 언론의 비판은 올해도 반복됐다. 양측은 신년에 거론된 ‘북핵’, ‘가짜 책’, ‘국경보안’, ‘이민개혁’ 등과 관련된 논쟁에서 불편한 흐름을 이어갔다. 변한 점도 있다. 지난해와 달리 트윗을 통한 트럼프의 의제 설정 방식이 일정 부분 약해졌다. 지난 9일 공화, 민주 양당 지도부를 불러 회담하면서 제기한 국경보안과 이민개혁을 제외하면 트럼프의 의제 장악력은 분명 약해졌다. 언론이 트럼프의 트윗 내용을 전했지만 그와 대비되는 인물의 발언을 더 중요하게 다룬 것이다. 정권 탄생의 일등공신이었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비판적 주장이 담긴 신간 ‘화염과 분노’와 관련된 소식이 대표적이었다. 자신을 비판하는 책의 등장에 트럼프는 ‘가짜 책’이라는 말까지 만들어 분노감을 표출했지만, 유권자들은 저자 마이클 울프의 발언과 인터뷰에 더 주목했다. 유럽 동맹에서조차 책에서 제기된 트럼프의 정신건강 문제를 주목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신년을 달군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도 트럼프의 발언이 주는 무게감은 줄어들었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하겠다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와 문재인 대통령의 적극적 수용 의사가 표명되기까지 트럼프는 “지켜보자”는 말을 반복했다. 뒤늦게 ‘핵버튼 보유’ 트윗을 남겼지만 이내 ‘핵무기를 장난처럼 언급했다’는 등의 비판을 불렀다. 뒤늦게 내놓은 ‘남북대화를 100% 지지한다’는 발언도 남북고위급 회담에 얹혀가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말의 전쟁’을 이어가던 때와는 상황이 달랐다.
‘가짜뉴스’ CNN과 ‘망해가는 언론’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북핵 문제 논의에서 옆으로 밀리고 있다는 진단까지 내렸다. ‘뉴요커’ 트럼프가 애증을 지닌 NYT는 이달 초 사설에서 “트럼프가 아이처럼 성질을 부리는 동안 현명한 대화를 하듯 문 대통령이 평양과 직접대화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폭풍 트윗으로 북한의 위기감을 자극해 남북회담에 나서도록 했다고 주장했지만 언론은 그다지 그 주장에 주목하지 않았다. 오히려 반복되는 ‘과장 트윗’에 트럼프가 ‘늑대 소년’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됐다.

북핵 접근법에 트럼프의 태도 변화를 주문하는 이유이다. 트럼프는 우리의 진중한 움직임을 도와야 한다. 북핵 위기를 해결할 생각이라면 트위터보다는 한반도로 연결된 전화기를 더 붙잡아야 한다. 남이든 북이든 말이다. 적어도 한반도에서는 트위터보다는 핫라인과 전화가 더 효력을 발휘하고 있지 않은가.

박종현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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