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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현장人] '평창의 일꾼' 이효민·박수빈 씨.."패럴림픽 성공을 위해 뜁니다"

입력 : 2018-01-06 15:00:00 수정 : 2018-01-07 11: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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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은 패럴림픽 대회를 치른 후 올림픽을 하면 어떨까요. 아니면 올림픽과 패럴림픽 구분 없이 진행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저도 그분들 입장에서 생각하지만, 대회를 구분 짓는 것은 올림픽 정신에 맞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다 함께 즐기는 올림픽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패럴림픽 자원봉사자' 고려대학교 책임연구원 포티움 엄성흠 대표(가운데)와 이효민(오른쪽)씨 그리고 박수빈(왼쪽) 씨가 지난 3일 서울 태릉 국제빙상장에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세계인의 겨울 스포츠 축제인 2018년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장애인동계올림픽)대회가 2월 9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다. 우여곡절 끝에 열리는 평창 올림픽이 만큼 성공적 개최를 바라는 온 국민의 마음은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평창 올림픽에는 북한 선수도 출전 가능성이 높아져 가고 있다. 특히, 장애인들의 겨울 스포츠 축제인 패럴림픽대회에 참가할 북한 대표팀 윤곽이 드러나면서 그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꿈과 희망의 무대 올림픽. 올림픽 성공의 숨은 주인공 바로 ‘자원봉사자들’이다. 자원봉사자들은 ‘평창 올림픽’ 성공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우는 든든한 일군이다. 헌신적인 노력이 없이 평창 올림픽 성공이라는 결실을 얻을 수 없다. 평창 올림픽 및 패럴림픽 성공을 위해 자원 봉사자들은 뛸 준비를 마쳤다.

‘패럴림픽 자원봉사자’ 고려대학교 포티움 스포츠과학 연구소 이효민(29·남)씨와 박수빈(29·남)를 지난 3일 서울 태릉 국제 빙상장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패럴림픽 자원봉사자' 고려대학교 포티움 스포츠과학 연구소 이효민(오른쪽) 씨와 박수빈(왼쪽) 씨가 지난 3일 서울 태릉 국제빙상장에서 굳은 의지를 다지고 있다.

Q.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A. 이효민(이하 이) 씨 : 고려대 물리치료 학과를 졸업했습니다. 대학원에서 운동생리학을 집중적으로 공부했습니다. 공부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봉사를 통해 성장 하고 싶었습니다. 항상 어려운 분들을 위해 도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이번 평창 올림을 준비하면서 필요하고 더 어려운 곳에서 봉사하고 싶었습니다. 제가 가진 재능이 장애인분들에게 도움이 될 거 같아서 참여하게 됐습니다.

A. 박수빈(이하 박) 씨 : 한경대학교에서 스포츠과학과를 전공했다. 졸업 후 고려대 대학원에서 체육학 전공을 했습니다. 선수 트레이닝에 관심이 있고, 전문성을 살려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자 참여하게 됐습니다.

Q. 두 분 다 특기가 있던데요?

A. 이 : 장애인 등급분류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대한태권도 협회에서 추천받아 영국에서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영국에서 공부할 당시 재활의학과 전문인과 함께 공부했습니다. 장애인 스포츠 경기에서 필수적인 장애인 등급분류사가 턱없이 부족 현실입니다. 신체장애 정도가 다 다르고, 측정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현재 국내 등급분류사로 활동하고 자문을 하고 있다.

A. 박 : 국내에서 가압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드물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압트레이닝은 선수 개인의 목적과 상태에 따라 가압의 정도와 프로그램이 운동 효과를 극대화 시키는 트레이닝 방법입니다. 외국에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에서 선수들에게도 적용하고 일반인들이게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사고 등 재활 단계에서 무리한 운동보다는 가압트레이닝을 통해서 효과를 증진 시킬 수 있습니다. 무릎 수술이나 하면 일상생활에 제한을 받고, 움직이지 못하다 보니 근육 손실도 있다. 운동능력도 떨어질 뿐만 아니라 활동량이 적은 겨울 날씨에는 더 심해집니다. 가압 트레이닝 전문적으로 배우고자 일본에 가서 연수도 받고 직접 경험했습니다. 전문적인 지식으로 이번 평창 패럴림픽대회에서 재능 기부할 생각입니다.
'패럴림픽 자원봉사자' 고려대학교 책임연구원 포티움 엄성흠 대표(가운데)와 이효민(오른쪽)씨 그리고 박수빈(왼쪽) 씨가 지난 3일 서울 태릉 국제빙상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Q.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한다는 생각이 어떤가요?

A. 이 : 현장 경험을 쌓고 싶고 국가대표들을 옆에서 도와주고 지도할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제가 영국에서 공부할 때 한 선수가 숙소를 찾아 왔습니다. 손이 심하게 부었습니다. 얼굴을 보니 불안하고 초조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그 선수와 이야기도 하고 테이핑을 하면서 심리적 안정감도 줄 수 있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왠지 뿌듯하고, 오히려 제가 감사합니다. 저도 작은 힘으로 도움을 줄 수 있었던 그때 그 기분은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선수도 저를 믿었고, 그 행동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A. 박 : 선수든 일반인이든 몸이 불편한 분들과 함께 성장할 기회가 된 것 같아서 가슴이 두근두근합니다. 대가를 바란다면 바라는 만큼 가치가 떨어지겠죠. 이번 참여를 통해 스스로 보람을 찾고, 제가 부족한 부분을 알아가는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먼 훗날에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되겠죠.

Q. 장애인 선수들을 지켜본 소감은?

A. 이 : 그분들의 열정은 정말 뜨겁습니다. 정말 열심히 합니다. 옆에서 지켜보지만, 정말 배울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흘린 땀만큼 빛을 보지 못하는 부분이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그분들이 빛나는 성과를 내도 알아주지를 않는 현실을 볼 때 가슴이 아픕니다. 제가 그분들을 더 돕고 싶습니다. 그분들이 땀의 대가를 어떻게든 보상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몸이 불편하지만, 장애인 선수들도 일반 선수처럼 계체량 조절도 하고 일반인들처럼 똑같은 조건으로 평가를 받습니다.

A. 박 :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관심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패럴림픽을 계기로 사회적 관심을 받을 수 환경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에서 열리는 만큼 주변을 더 돌아 볼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작은 힘이나 제가 참여해 봉사 할 기회가 생겨서 뿌듯한 마음입니다.

Q. 보고 배울 점은?

A. 이 : 제가 표현이 부족하지만, 프로 정신을 갖고 자기 분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볼 때 정말 많이 배웁니다. 땀 흘리는 모습을 보시면 느낄 수 있을까요? 장애의 여부를 떠나 정말 존경하는 부분이다. 지원이나 관심이 부족한지만, 꿋꿋이 하는 모습이 제가 정말 많이 배웁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이분들이 어느 분야든지 달려든다면 경지에 오른 분들입니다.

A. 박 : 그분들은 장애인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힘들어 합니다. 장애인을 도와줘야 한다는 시각으로 바라보면 이분들은 불편하게 여깁니다. 똑같은 일반인 시각으로 바라보기를 원합니다. 경험상 그분들은 서로 신체적 결함과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대화를 하는 모습도 봤습니다.
'패럴림픽 자원봉사자' 고려대학교 책임연구원 포티움 엄성흠 대표(가운데)와 이효민(왼쪽) 씨 그리고 박수빈(오른쪽) 씨가 지난 3일 서울 태릉 국제빙상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Q. 장애인과 비장애인?

A. 이 : 꼭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은 편견입니다. 또 그런 생각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일반인처럼 운동도 같이하기를 바랍니다. 동정에서 나오는 시선은 불편해합니다. 안쓰러워서 하는 시선을 싫어합니다. 그분들은 오랜 경험을 통해 사람의 감정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일반인처럼 같이 조건을 갖기를 바랍니다.

A. 박 : 올림픽이든 패럴림픽 똑같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입니다. 올림픽이 끝났다고 해서 끝난 것이 아닙니다. 함께 응원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Q. 평창 패럴림픽이 끝난 후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A. 이 : 전문성을 더 키워 장애인 체육을 알리고 싶습니다. 함께 할수록 무엇을 원하고 생각하는지도 싶습니다. 장애인 체육은 무관심하고 편견 된 시각을 바로잡고 싶습니다. 그분들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A. 박 : 일반인이든 장애인이든 함께 할 수 있는 생활을 체육을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Q. 평창 패럴림픽을 바란다면?

A. 이 : 결과의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국민들이 함께 응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그분들은 열심히 했고 땀을 흘렸고, 열정을 바쳤습니다. 그 가치를 국민들이 조금이나마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A. 박 : 올림픽이든 패럴림픽이든 대회 기간에는 많은 대중이 관심을 받겠지만, 올림픽 후에도 관심이 지속됐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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