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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기자의 현장人]"국정원 외각팀장 아냐" 서경덕 교수, "누명은 벗었지만, 아직 힘들다"

입력 : 2017-12-30 13:00:00 수정 : 2017-12-31 10: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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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직원 자작극으로 드러나
―댓글 팀장 제안을 받은 적도 없고, 돈 받은 적도 없다
―조사과정에서 허위문서 확인
―팔순 어머니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아내와 딸에게 그저 미안한 마음뿐
―극심한 스트레스, 불면증 등 수면장애로 병원에 다니며 치료받아 

지난 2011년 '국정원 외곽 댓글 팀장'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은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43)가 검찰로부터 무혐의 결론을 받았다. 서 교수를 27일 성신여대 연구실에서 만났다. 항상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사라진 채 목소리까지 잠겨 있었다. 그는 "이제야 누명을 벗었습니다. 점차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있습니다"며 쓴웃음을 지으며 어렵게 속내를 털어놨다. / 김경호 기자

"제가 오랜 세월을 살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억울하고, 분하고, 원통했던 적은 처음입니다. 어처구니없는 사건 때문에 사랑하는 어머님과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하루하루 그저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지난 2011년 '국정원 외곽 댓글 팀장'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은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43)가 검찰로부터 무혐의 결론을 받았다. 지난 4개월은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서 교수는 억울한 누명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그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끈질긴 인터뷰 요청 끝에 지난 27일 서 교수를 성신여대 연구실에서 만났다. 서 교수는 스트레스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하지만, 밝고 쾌활한 모습은 사라진 채 한눈에 봐도 좀 힘들어하는 모습이었다.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모습이 안쓰러운 생각까지 들었다. 그는 검게 그을린 듯한 얼굴빛이었고, 거친 피부와 뾰루지 같은 붉은 자국이 군데군데 나 있었다.

항상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사라진 채 목소리까지 잠겨 있었다. 그는 "이제야 누명을 벗었습니다. 점차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있습니다"며 쓴웃음을 지으며 어렵게 속내를 털어놨다.
지난 2011년 '국정원 외곽 댓글 팀장'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은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43)가 검찰로부터 무혐의 결론을 받았다. 서 교수를 27일 성신여대 연구실에서 만났다. 항상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사라진 채 목소리까지 잠겨 있었다. 그는 "이제야 누명을 벗었습니다. 점차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있습니다"며 쓴웃음을 지으며 어렵게 속내를 털어놨다. / 김경호 기자

―무혐의 처분은 어떻게 받게 됐나요?

"저도 언론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됐습니다. 암튼 진실이 밝혀져 너무나 다행입니다. 지난 9월 초, 국정원 댓글 팀장으로 활동했다는 의혹 기사들이 쏟아진 후 지난 몇 달간은 억울한 마음에 어떠한 일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간 너무 힘들었지만, 올해가 가기 전에 누명을 벗게 되어 조금은 홀가분합니다."

―국정원 직원과 대질신문을 받았다고 들었다.

"지난 11월 말, 국정원 직원과 대질신문을 했다. 그 자리에서 트위터 팀장을 했다는 허위문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영수증 2장을 봤습니다. 내 사인도 아닌 허위로 조작된 영수증이었고 그야말로 그 국정원 직원의 자작극임이 명백히 드러나게 된 것입니다. 댓글 팀장 제안을 받은 적도 없고, 돈을 받은 적도 없으며, 그런 일을 절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져 정말 다행입니다."
지난 2011년 '국정원 외곽 댓글 팀장'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은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43)가 검찰로부터 무혐의 결론을 받았다. 서 교수를 27일 성신여대 연구실에서 만났다. 항상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사라진 채 목소리까지 잠겨 있었다. 그는 "이제야 누명을 벗었습니다. 점차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있습니다"며 쓴웃음을 지으며 어렵게 속내를 털어놨다. / 김경호 기자

―그렇다면 그 국정원 직원은 어떻게 알게 됐나요?

"지난 2007년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 한글작품 기증 건으로 알게 됐습니다. 몇 년 뒤에 자신의 실적을 위해 제 이름을 무단으로 도용해 댓글 팀장으로 활동했다는 허위사실을 국정원 내에 보고한 것입니다. 이번에 밝히게 돼 누명을 벗게 된 것입니다."

―그 국정원 직원은 현재 어떻게 됐나요?

"기소가 됐는지 구속이 됐는지는 제가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제 인생을 망가트린 그 국정원 직원에 대해 향후 민형사상 고소 등 필요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지난 2011년 '국정원 외곽 댓글 팀장'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은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43)가 검찰로부터 무혐의 결론을 받았다. 서 교수를 27일 성신여대 연구실에서 만났다. 항상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사라진 채 목소리까지 잠겨 있었다. 그는 "이제야 누명을 벗었습니다. 점차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있습니다"며 쓴웃음을 지으며 어렵게 속내를 털어놨다. / 김경호 기자

― 지난 4개월간 스트레스가 극심했을 텐데 건강은?

"솔직히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건강이 많이 안 좋아진 건 사실입니다. 특히 억울한 누명을 쓰다 보니 불면증 등 수면장애로 인해 두통이 심해져 현재 병원에 다니며 치료 중입니다."
 
―주변 사람들이 많이 힘들어하지 않았나?

"저 혼자 힘들면 그나마 괜찮은데 우리 가족이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사실 확인이 안 된 의혹 기사들이 마구 쏟아진 후 제 SNS 계정은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됐습니다. 특히 아내와 딸아이 신상까지 다 털려 외출하는 것조차도 두려워했습니다. 그래도 견딜 수 있었던 건 역시 가족이 함께 있었기에 가능할 수 있었습니다. 팔순이신 어머니가 하루빨리 충격에서 벗어나실 수 있도록 제가 옆에서 더 잘 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2011년 '국정원 외곽 댓글 팀장'으로 활동했다는 의혹을 받은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43)가 검찰로부터 무혐의 결론을 받았다. 서 교수를 27일 성신여대 연구실에서 만났다. 항상 자신감 넘치는 모습은 사라진 채 목소리까지 잠겨 있었다. 그는 "이제야 누명을 벗었습니다. 점차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있습니다"며 쓴웃음을 지으며 어렵게 속내를 털어놨다. / 김경호 기자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은?

"먼저 이런 구설에 오르게 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앞으로 모든 일에 있어서 더 겸손하고 더 신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일단은 건강회복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몸과 마음을 먼저 잘 추스른 뒤 다시금 초심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독도 지킴이로서, 또한 일본의 역사 왜곡에 맞서 한국 바로 알리기에 더욱 더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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