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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살다 간 홈리스 장례 없이 하늘나라로…서울역 광장서 1주일간 추모제 열려

입력 : 2017-12-18 15:56:06 수정 : 2017-12-18 16: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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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가장 깊은 동지(冬至), 어둠이 가장 깊은 고통에 사는 홈리스를 추모하다"

노숙인 인권단체 `2017 홈리스 추모제 공동기획단`은 18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광장에서 `홈리스 추모주간`을 선포했다. 서울역 광장 바닥에 무연고로 사망한 154명의 이름이 장미꽃과 함께 놓여져 있다.

연고 없이 사망한 노숙인을 기리는 ‘홈리스(Homeless) 추모제’가 18일부터 1주일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다.

노숙인 인권단체 홈리스 공동행동 등 40개 단체로 구성된 ‘2017 홈리스 추모제 공동기획단’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광장에서 ‘홈리스 추모주간’을 선포하고 올해 사망한 홈리스 154명의 이름을 담은 종이와 장미꽃을 바닥에 놓고 넋을 기렸다. 

홈리스 공동행동은 거리와 시설, 쪽방과 고시원, 병원 등지에서 사망한 무연고자 154명을 자체 집계했다.

이 단체는 추모제 선포와 함께 홈리스의 장례, 주거, 인권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시민단체 '나눔과 나눔'의 박진옥 사무국장은 “2009년 이후 홈리스 사망자에 대한 통계는 집계되지 않고 있다”면서 “통계가 없다는 것은 기본적인 정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노숙인 인권단체 `2017 홈리스 추모제 공동기획단`은 18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광장에서 `홈리스 추모주간`을 선포했다. 홈리스 추모제는 서울역 광장에서 오는 22일까지 진행된다.

박 사무국장은 “일부 홈리스 사망자 집계인 ‘서울지역 노숙인 시설 사망현황’을 보면 2013년 77명, 2014년 87명, 2015년 99명, 2016년 111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연고 사망자는 장례가 아닌 사체 ‘처리’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서울시가 공영장례 조례안을 마련했지만 취지와 달리 기초수급자가 배제되고 지원수준이 낮아 기본적인 빈소나 운구차량 같은 장례 지원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며 실질적인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개발로 사라지고 있는 쪽방과 공공장소에서 쫓겨나고 있는 거리 노숙인의 문제도 제기했다. 

단체 관계자는 “쪽방은 노숙인이 거리로 나오기 전 최후의 주거시설인데 도심이 고도화·고급화되며 설자리를 잃고 있다”며 “2016년 보건복지부 실태조사 결과 거리로 나온 홈리스 수는 1267명으로 이는 2013년 이래 최고치”이라고 심각성을 전했다.

단체는 오는 21일 서울 중구 시청 앞 광장에서 거리 노숙인 100명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홈리스 인권 실태조사’를 발표하고, 22일 동지(冬至)를 맞아 서울역 광장에서 홈리스 추모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글·사진=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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