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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핵보유 인정”“비핵화 먼저”… 다시 멀어지는 대화국면

입력 : 2017-12-17 18:10:18 수정 : 2017-12-17 21:3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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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입장 바꿔 다시 대북 압박 / 자성남 “北, 비확산의무 이행” 주장 / 접점 찾기 어려워 당분간 대치 지속…‘대화 vs대결’ 김정은 신년사서 가늠 북한과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정면 충돌하면서 대화 국면 조성은 물건너가는 분위기다.

북·미는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비확산과 북한을 주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장관급회의에서 각각 핵보유국 지위 인정과 비핵화를 위한 대북 압박을 강조하며 격돌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은 “북한과의 전쟁을 추구하거나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평양 정권이 세계를 인질로 잡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방어를 위해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해왔다”고 경고했다.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대사는 안보리 15개 이사국 1차 발언이 마무리된 뒤 발언권을 얻어 “북한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이고 평화를 사랑하는 국가”라며 “비확산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北대표 쳐다보는 美 틸러슨 조현 외교부 제2차관(위 오른쪽)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왼쪽)이 1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장관급 회의에서 이해당사국 자격으로 참석한 자성남 유엔주재 북한대사(아래 왼쪽)의 연설을 듣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틸러슨 장관은 이에 추가발언을 통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 불법적인 핵폭발 장치를 터뜨리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한 나라가 있다. 가장 강력한 제재를 통해 처벌을 받는 한 나라가 있다”며 “그것은 북한 김씨 정권(Kim regime)이다. 그들은 이런 긴장에 책임이 있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최근 조건 없는 대북 대화론을 주장해 국제사회에 파장을 일으켰던 틸러슨 장관 입에서 다시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하는 발언이 나오고 자 대사는 핵보유국이라는 주장으로 맞받아쳤다. 대치국면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는 이유다.

자 대사가 “북한은 핵무기와 (관련) 기술의 불법적인 이전을 막을 절대적으로 완벽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핵 비확산 의지를 부각한 것도 핵보유국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한 협상테이블에는 나오지 않겠다는 속내를 내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직 외교안보 고위관료는 “북한이 비핵화 대화는 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며 “북·미 간 대화조건에 대한 접점을 찾기 어렵고, 이런 상황에서는 직접 대화 가능성도 작을뿐더러 대화를 한다 하더라도 좋은 결과물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화와 대결의 갈림길에 선 북·미관계의 향방은 결국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이 새해 1월 1일 내놓을 신년사를 통해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신년사에서 밝힌 핵 무력 완성을 매듭지은 김 위원장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시험 동결 가능성을 내비치며 미국에 협상을 전격 제안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극동문제연구소는 이와 관련해 “김정은이 2018년 신년사를 통해 핵보유국으로서 지위 인정과 핵·미사일 시험발사 유예를 선언하고 대미 협상을 비롯한 대화 제의 등 평화공세를 적극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핵·경제 건설 병진정책에서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만큼 인민생활 개선을 위한 명분을 내세워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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