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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전 ‘김밥할머니’처럼… 5억 따뜻한 기부

입력 : 2017-12-12 20:51:31 수정 : 2017-12-12 22: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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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옥심 여사, 충남대에 발전기금 50억 기부한 이복순 할머니와 인연 / “언니에게 떳떳한 동생 된 것 같아” “저도 복순 언니처럼 사회에 공헌할 수 있을까 생각만 해 왔는데 이제야 실천하게 됐네요.”

12일 대전 충남대에서는 27년 전 국민에게 감동을 안겼던 ‘김밥 할머니’ 고 이복순 여사를 떠올리게 하는 뜻깊은 기부행사가 열렸다. 휠체어에 겨우 몸을 의지하고 나타난 노구의 할머니가 오덕성 총장을 찾아 부동산과 현금 등 5억원 상당의 발전기금을 기탁한 것이다.
오덕성 충남대 총장이 이 대학에 5억원을 기부한 성옥심 할머니(오른쪽)의 손을 잡고 감사의 뜻을 표하고 있다.
충남대 제공
주인공인 성옥심(89) 할머니는 기부 동기를 묻자 “주변의 많은 반대에도 충남대에 평생 고생해 모은 재산을 기부한 복순 언니를 조금 흉내 낸 것일 뿐”이라며 한사코 자신을 낮췄다. 성 할머니는 1990년 현금 1억원과 시가 50여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충남대에 기부해 화제가 됐던 이 여사와 남다른 인연을 갖고 있다.

이 여사는 대전 중앙시장에서 포목점을 운영하며 인연을 맺은 성 할머니를 늘 살뜰히 챙겼고, 성 할머니 역시 20살이나 나이가 많은 이 여사를 항상 언니라 부르며 따랐다. 이런 인연 탓인지 성 할머니는 이 여사의 통 큰 기부 역시 늘 동경하며 자신도 언젠가 그 뒤를 따르겠다는 생각을 다져왔다.

그리고 마음속 다짐을 한 지 25년 만인 2015년부터 실천에 옮겼다. 그해 12월 자신이 사는 4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충남대에 기부한 데 이어 올해 8월 이 여사 추모제가 열리던 날에는 현금 1억원을 추가로 기탁했다.

지금까지 기부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극구 만류해왔던 성 할머니는 “기부는 남몰래 하는 것으로 생각해 왔는데 충남대가 매년 복순 언니를 추모하고 그 마음을 기리는 것을 보면서 이번에 공개를 결심하게 됐다”며 “함께 있지는 않지만 비로소 언니에게 자랑하고 싶은 떳떳한 동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충남대는 성 할머니의 뜻을 기리기 위해 ‘성옥심 장학금’을 만들어 학생들을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

대전=임정재 기자 jjim6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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