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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부여 이장 1억 요구 추가로 드러나…“그는 사람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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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2-09 17:41:45 수정 : 2017-12-09 18: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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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태양광업체 대표 “전재산 투입, 부지샀는데 1억 요구해 결국 사업 접고 고발”
“트랙터로 공용도로 막은 뒤 다방에서 만난 이장 ‘3000만원이 돈이냐…1억은 돼야지’라고 요구”
부여군 내산면 J마을 현 이장 박모 씨 등 주민들이 지난 10월 7월 유일한 귀농자인 김모(59)씨 부부를 회원에서 제명한 뒤 마을회관 등의 출입을 금하는 내용이 담긴 공고문을 마을회관 전면에 붙였다. 김씨 부부는 마을 이장단이 올해 두차례에 걸쳐 태양광업자로부터 마을공금통장으로 2000만원, 김모 전 이장 개인통장으로 1500만원 등 3500만원을 뜯어낸 사실을 알고 ‘이장은 3500만원 입출금내역을 공개하라’는 방을 마을버스 정류장에 붙이는 등의 사유로 제명됐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공동협박·갈취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충남 부여 이장단이 태양광업자에게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피해업체인 D에너지 대표 김모 씨는 9일 “전 재산을 다 투입해 합법적으로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발전 사업을 하려는데 공용도로를 트랙터와 철제 차단막으로 막은 뒤 1억원을 요구해 결국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며 “1억 얘기를 들었을 때 그 이장이 사람인가 싶었다”고 말했다.

이장단의 공동협박·갈취사건에 대해 전면 재수사를 벌이고 있는 부여경찰서는 최대 피해자인 부여 내산면 J마을 뒷산 최초 태양광발전 업체 대표인 김씨를 고발인 자격으로 소환, 2014년 상반기부터 2015년까지 1년 반 동안 이어진 마을 이장단의 집단협박 및 1억 요구건에 대한 진술을 확보했다.

김 대표는 “마을이장단이 2014년 9월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트랙터와 차단기로 태양광발전소 부지로 통하는 공용도로를 막은 후 뒤로는 돈을 요구했다”며 “내가 최고 3000만원까지는 주겠다고 했는데 그들은 ‘그게 돈이냐, 1억은 내라…’고 수차례에 걸쳐 전화와 사무실, 다방에서 만났을 때 은밀히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충남 부여군 내산면 J마을 마을회관 옆에 설치된 도로 차단기 기둥. 마을이장 등 대표들은 마을 뒷산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소 공사용 차량이 들어오면 차단기를 내려 불법으로 공용도로를 막은 후 뒤로는 수천만원대의 금품을 뜯어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김 대표는 또 “도저히 방도가 없어 2015년 4월 사업을 접기로 하고 당시 J마을 김모(63·2017년 9월말 사퇴) 이장 등 3명을 경찰에 고발했다”며 “김 이장은 경찰 조사과정은 물론 법정에서도 입만 열면 거짓말로 일관, 판사로부터 핀잔을 듣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김 이장이 계속 거짓말로 일관하자 한 번은 판사가 ‘피고인들이 경운기와 트랙터로 공용도로를 막은 증거가 사진으로 나와 있지 않느냐’고 되묻자 김 이장이 ‘그곳에 잠깐 세우고 막걸리 한 잔 하느라 그랬시유…’라고 변명했다”고 기억을 되살렸다.

판사도 기가 막힌 지 웃으며 “그럼 막걸리를 잠도 안 자고 일주일씩이나 계속 마시냐”고 되묻자 김 이장은 아무 말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공판이 끝난 뒤 법정 복도에서 김 대표가 김 이장에게 “사람이 어쩜 그렇게 거짓말을 잘 하냐?”고 묻자, “김 이장이 씩 웃으면서 ‘다 그런거지요…’라고 말해 속이 부글부글 끓었었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는 이에 대한 김 전 이장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수차례 휴대전화 연결을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8일 김 전 이장과 내산면장 등을 소환, 1억원 진술 경위 등에 대해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특히 내산면장에 대해 김 전 이장과 박모(60) 현 이장이 2015년 공용도로를 불법으로 막고 태양광 업자를 협박, 금품을 요구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는데도 ‘이장’으로 임명한 경위를 조사했다.

경찰은 또 올해 마을 귀농부부가 “전·현직 이장단이 바뀐 새 태양광업자로부터 돈을 갈취하기 위해 도로를 차단한 채 협박, 3500만원을 뜯어낸 뒤 공개하지 않고 몇 명이 나눠쓰려 한다”며 3차례에 걸쳐 면사무소를 찾아가 민원을 제기했는데도 이장직무 정지, 수사기관 고발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면장의 직무유기 과정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부여경찰서는 ‘부여 통행료갈취 이장단 경찰 수사팀마저 희롱’이라는 제목의 세계일보 보도가 나간 뒤 수사과 지능팀 6명 등 형사 10여명을 내산·옥산면 이장단 갈취사건에 투입, 집중수사를 벌이고 있다.

부여=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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