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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학자·문화인 98명 “‘제국의 위안부’ 유죄는 사상 통제”

입력 : 2017-12-07 22:02:32 수정 : 2017-12-07 22: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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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항소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 세종대 교수의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이 7일 발족했다.

‘제국의 위안부 소송 지원 모임’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심의 유죄 선고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이 판결은 우리 학계와 문화계에 중대한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모임은 “박 교수는 저서에서 ‘올바르다고 인정된 견해’와 다른 의견을 피력했을 뿐”이라고 강조하면서 “시대착오적 유죄 판결로 인해 사상적 통제가 다시금 부활하고 획일적 역사 해석이 또 다시 강제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 사람은 한둘이 아닐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국의 위안부 소송 지원 모임’에는 국내외 학자와 예술인, 변호사 98명이 이름을 올렸다.

세계적 언어학자인 놈 촘스키를 비롯해 와다 하루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 작가 배수아 등 다양한 국적과 정치 성향을 지닌 인사들이 동참했다.

2013년 8월 출간된 ‘제국의 위안부’에서 박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가 한국 내의 지나친 민족주의로 인해 ‘젊고 가녀린 피해자’의 모습으로 박제화 됐다고 지적하면서이 문제를 민족의 관점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허위 사실을 기록하고 피해자를 ‘매춘’등으로 표현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고법은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뒤집어 고의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벌금형을 내렸다.

1심과 2심 판결에서 쟁점이 된 사안은 결국 ‘헌법에 보장된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어디까지 누릴 수 있는가’이다.

모임에 참가한 김영규 인하대 명예교수는 “학문의 해석은 학자들의 토론에 맡겨달라”며 “우리 사회의 과도하고 잘못된 민족주의와 애국주의는 도태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강신표 인제대 명예교수는 “사법부는 우리나라의 학문적·문화적 수준이 어떠한가를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며 “박 교수는 위안부 피해자에대해 통속적인 관점과 사실에 의존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기술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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