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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L 이어 ‘동계 강자’ 러까지 빠져… ‘맥빠진 올림픽’ 될라

입력 : 2017-12-06 18:35:48 수정 : 2017-12-06 22: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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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유니폼에 국기 대신 오륜기/스타선수들 “국기 없인 안 나가”/러 “12일 개인 출전 허용 결정”/평창조직위 당혹 속 “결정 존중”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6일 러시아의 2018 동계올림픽 출전을 금지함에 따라 평창동계올림픽의 흥행은 ‘시계 제로’에 휩싸이게 됐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오는 12일 자체 회의를 열어 선수 개별 참가 혀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이 회의에서 러시아가 올림픽 참가를 보이콧할 경우 평창동계올림픽은 ‘반쪽올림픽’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러시아는 종목마다 금메달 후보 선수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심각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왼쪽)이 6일 러시아의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금지가 결정된 집행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로잔=AFP연합뉴스

이날 IOC 집행위원회에서 ROC와 함께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알렉산데르 주코프 위원장은 “무고한 사람을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고 부도덕하다”며 의혹 자체를 부인했다. 주코프 위원장은 지난 11월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선수들은 러시아 국기를 뗀 대회에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시사한 바 있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세계 최강자로 집행위원회에 직접 참석한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8)도 “러시아 국기 없이는 절대로 올림픽에 나서지 않겠다”고 개인자격 참가 거부 의사를 밝혔다.

따라서 러시아가 동계올림픽 자체를 보이콧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러시아가 개별 참가를 허용하면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독립도핑검사기구(ITA) 등 약물 검사 전문가들로 이뤄진 패널의 엄격한 심사를 거친 선수들은 개인 자격으로 평창에 올 수 있다. 하지만 러시아가 국가 차원에서 이번 결정에 반발을 하는 이상 메드베데바처럼 올림픽 출전을 거부할 선수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평창 흥행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앞쪽)이 2014년 3월 소치 로자 후토르 스키센터에서 열린 동계장애인올림픽 스키종목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동계스포츠 강국 러시아가 올림픽에 나서지 않으면 평창동계올림픽 대회 전체의 수준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뉴욕타임스(NYT)의 집계에 따르면 러시아는 내년 평창동계올림픽 전체 102개 종목 가운데 3분의 1가량인 32개 종목에서 메달권 선수들을 보유한 동계올림픽 강국이다. 메드베데바를 비롯해 바이애슬론 남자 계주, 크로스컨트리 남자 스프린트 단체전 등 다수 종목에서 금메달 유망주를 보유하고 있다. 만약 이들이 불참해 불완전한 경쟁이 될 경우 ‘평창동계올림픽 금메달=세계 최강’이라는 공식이 깨지며 대회 권위 자체가 내려갈 수밖에 없다.

또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러시아 스타들이 불참하면 올림픽을 향한 관심이 떨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동계올림픽 최고 흥행카드인 남자 아이스하키에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가 불참해 다수의 슈퍼스타들을 볼 수 없게 된 가운데 아이스하키 ‘빅6’의 일원인 러시아까지 나오지 않으면 남자 아이스하키 종목은 반쪽짜리 경쟁으로 전락하게 된다. 러시아가 자국 선수는 물론 세계 2위 리그인 러시아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KHL) 소속 선수 전체의 출전을 막을 수도 있다. 이미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KHL 회장은 지난달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과 인터뷰에서 “KHL도 NHL을 따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 한 상황이다.

평창 조직위원회는 “IOC의 결정사항을 존중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희범 조직위원장은 “기본적으로 IOC가 결정을 내린 사안인 만큼 조직위도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도 “선수라도 개인 자격으로 출전하게 된 것은 다행이다”고 밝혔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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