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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미의영화산책] 과욕이 낳은 부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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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2-01 23:00:00 수정 : 2017-12-01 2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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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해 국제사회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과 육상에 이은 해상 무역 봉쇄에 대한 반발이라고 보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핵전쟁에 대한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공상과학영화 ‘터미네이터 3’(감독 조너선 모스토)는 현대사회가 가장 두려워하는 두 가지인 핵전쟁의 위험성과 발전한 인공지능(AI)의 인류에 대한 공격을 주제로 하고 있다. 스카이넷이라는 AI는 스스로 인식하고 진화하며 수백만 컴퓨터를 모두 감염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이들의 행동을 중단시킬 방법도 없다. 영화 도입부에 나오는 주인공 존 카너(닉 스탈)의 내레이션에서는 그의 어머니가 평생 그에게 핵전쟁의 위협을 경고했었고, ‘심판의 날’에 인간과 기계의 전쟁이 시작되면 30억 인류는 한순간에 사라지며, 그가 남은 인류를 규합해 끝내 승리를 이룰 것이라고 나온다.

미래에서 존 카너 등 저항군의 주력이 될 인물을 암살하기 위해 T-X(크리스타나 로켄)가 보내지고, 존 카너와 케이트 브루스터(클레어 데인즈)를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터미네이터 T-800(아널드 슈워제네거)도 도착한다. 어떤 형태로든 변신해 그들을 공격하는 T-X와 악전고투를 하며 그들은 겨우 안전한 곳에 도착했으나, 스카이넷은 예정된 시각에 핵공격으로 인류를 파멸시킨다. ‘심판의 날’에 대해 존 카너는 ‘인류를 지키려고 만든 무기가 인류를 거의 멸망시킨 날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긴다. 이 영화는 미래 사회에 대해 심오한 철학이나 감동을 전해주기보다는 액션으로 긴장감과 재미를 주는 데 치중해 있다. 그러나 핵무기가 인류를 지키려고 만들었지만, 잘못된 판단을 하는 집단에 의해 인류를 멸망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짚어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핵전쟁은 공상과학영화에서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머지않은 미래에 생길지도 모른다. 핵무기를 위세를 과시하는 수단으로 착각하며 온 세계를 불안에 떨게 하고 있는 북한 때문이다. 핵무기 개발이 부메랑이 돼 북한에 되돌아 올 수 있을 뿐 아니라 전 세계를 불행하게 하는 원흉이 될 가능성이 있는데도 말이다. ‘터미네이터 3’에서 핵무기가 평온해 보이는 마을의 하늘 위로 여러 곳에서 쏘아 올려지면서 폭발하는 마지막 장면이 영화가 끝난 뒤에도 강렬하게 뇌리에 남아 지워지지 않는다.

황영미 숙명여대 교수·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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