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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핵·ICBM 완성”에도 레드라인 안 넘었다는 文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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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2-01 23:02:18 수정 : 2017-12-01 23: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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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봉쇄 놓고 靑·국방장관 이견 / 한·미동맹 균열 우려 갈수록 고조 / 정신 못 차리면 국가안보 위험 정부의 지리멸렬한 위기관리 능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북한 해상봉쇄를 둘러싸고 청와대 말이 다르고, 국방장관 말이 다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어제 국회 국방위에서 “미국의 해상봉쇄 조치를 우리 정부 차원에서 검토했고, 참여하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냈느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나 범정부 차원의 결론인가”라는 거듭된 질문에 “그렇다고 말씀드린다”고 재차 확인했다. 청와대는 다른 말을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송 장관 개인의 의견으로 본다”며 “정부나 NSC 차원에서 논의하거나 보고받거나 검토한 적이 없다”고 했다. 우왕좌왕하는 정부의 안보 대응 수준을 재확인하게 된다.

북한은 핵무력 완성을 공식화했다. 국방부는 어제 29일 발사한 북한의 화성-15형이 미 워싱턴에 도달할 수 있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는 공식 평가를 내놓았다. 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4형 개량형으로 애매한 분석을 내놓은 지 사흘 만이다. “정상 각도로 발사하면 1만3000㎞ 이상 날아간다”고 했다. 미국이 해상봉쇄, 원유공급 중단, 금융제재 등 전면적인 대북 압박을 본격화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 대사는 “만약 전쟁이 난다면 북한은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의 극우 언론에서는 한반도 전쟁설까지 나온다. 전례없는 한반도 위기가 밀려들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 지경이라면 일사불란하게 대응해야 한다. 실상은 딴판이다. 통일부는 어제 화성-15형과 관련해 “레드라인을 넘은 것으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대기권 재진입, 종말단계 유도기술 확보 여부와 탄두 작동 여부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비슷한 말을 했다. 통화 시간이 무려 1시간에 이른 것도 시각의 충돌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통일부의 “입증하지 못했다”는 말은 우리가 확인하지 못했다는 말일 뿐이다. 칼을 든 강도의 칼이 진짜인지 아닌지를 따지는 것에 다르지 않다. ‘레드라인’도 미국에 실제적인 위협이 되느냐를 두고 하는 말이다. 북핵 위협이 ‘우리의 레드라인’을 넘은 지는 이미 오래다.

안이한 정부 시각은 북핵 대응의 지렛대인 한·미 동맹을 금가게 할 수 있다. 태평양 건너편에 있는 미국은 해상봉쇄에 나설 정도로 위협을 느끼고 있지만 북과 총구를 맞대고 있는 한국의 정부는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한다. 도저히 정상이라고 할 수 없다. 정부가 미국의 군사옵션을 염려한다면 중국에 대북 원유공급 등 실질적인 대책을 요구해야 한다. 하지만 미국에 군사옵션을 반대한다고 외치면서 중국에는 대북제재에 관해 한마디 말이 없다. 이것이 균형외교인가. 안보위기에서 정부가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국가와 국민이 위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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