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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투데이] "택배 시키신 분?"…4㎞ 날아간 드론, 10분 만에 배송 OK

입력 : 2017-11-28 18:16:38 수정 : 2017-11-28 23:3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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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본, 고흥∼득량도 배달 첫 성공 / “관제시스템 구축·운용요원 교육… 도서·산간 10곳 배송사업 추진” 28일 오후 전남 고흥의 선착장에 지름 2m70㎝ 크기의 드론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드론에는 사과박스만 한 우체국 상자가 실려있었다. 배송 시작 시간인 오후 3시가 되자 드론은 ‘윙’ 소리를 내며 고도 50m 상공으로 떠올라 바다를 향해 날기 시작하더니 금세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 드론은 바다를 가로질러 4㎞를 날아 남해의 작은 섬 득량도의 마을회관 앞에서 멈췄다. 육지를 떠난 지 10분여 만이었다. 드론이 천천히 내려앉자 득량도의 유일한 집배원인 장인길(49)씨가 신기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드론이 가져온 우편상자를 열어봤다. 그는 “드론이 바다를 건너 우편물을 가져다주니 참 신기하고, 일도 엄청 편해질 것 같다”며 웃었다.

국내에서 일부 택배회사가 드론을 시험운용 한 적은 있지만 실제 우편물이 드론을 통해 고객에게 배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우정사업본부 드론이 전남 고흥 선착장에서 소포 1개, 일반우편물 25개를 득량도 마을회관으로 배송하기 위해 이륙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제공
이날 우편 드론이 8㎏의 우편물을 싣고 고흥 선착장에서 득량도까지 왕복 8㎞를 날아 오가는 동안 사람이 개입한 부분은 드론과 장 집배원이 만날 장소의 좌표를 입력하고 우편물을 실어준 것이 전부다.

그동안 장 집배원은 득량도에 모여 사는 56가구에 우편물을 전달하기 위해 매일 바다를 건너야 했다. 장 집배원은 “득량도와 고흥 선착장을 오고가는 배는 하루에 한 번 있다”며 “평균 53통의 우편물을 위해 매일같이 왕복 한 시간 배를 타야 했는데 드론이 우편물을 가져다주면 그럴 필요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우편물 배송용 드론을 제작해 올해 4∼8월 전남 고흥의 섬, 강원 영월의 산지에서 우편물을 모의 배송하며 안전성을 점검해왔다. 이번에 사용된 드론은 최대 10㎏의 물건을 싣고 20㎞ 이내 거리를 시속 30㎞로 날 수 있다.
28일 우정사업본부 드론이 전남 고흥 선착장에서 소포 1개, 일반우편물 25개를 득량도 마을회관으로 배송하기 위해 이륙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제공


28일 우정사업본부 드론이 전남 고흥 선착장에서 소포 1개, 일반우편물 25개를 득량도 마을회관으로 배송하기 위해 이륙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제공
우본은 드론 관제시스템 등을 구축하고 정비·운용 요원을 교육하는 한편 2019∼2021년에는 도서 및 산간 지역 10곳에서 드론 배송 실증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목표는 2022년 드론 상용화다.

강성주 우본 본부장은 “운용 결과를 바탕으로 물류 사각지대인 도서·산간지역 우편물과 재난이나 폭설 등으로 인한 재해지역 긴급구호물품을 드론으로 배송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우정사업에 접목해 배송 품질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드론 배송 상용화 노력은 해외에서도 활발하다.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 에어’를 통해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2.3㎏ 상품 배송 서비스에 성공했다. 아마존은 현재 자체 항공교통관제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DHL 역시 악천후에도 드론 배송이 가능하도록 완전 자동화했고, 일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CJ대한통운과 롯데택배 등이 드론 서비스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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