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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장중 800선 돌파… 코스닥 ‘버블 주의보’

입력 : 2017-11-24 18:35:50 수정 : 2017-11-24 21: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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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실적 개선 기대감 힘입어/10년 만에 800돌파… 792.74로 마감/일부 제약·바이오주 쏠림 현상 심화/無실적 신라젠 시총, 한미약품 추월/전문가 “과열 현상… 분산 투자해야” 코스닥시장이 과열 논란에도 불구하고 10년 만에 장중 800선을 돌파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4.06포인트(0.51%) 떨어진 792.74로 마감했다. 종가에 밀리기는 했지만 이날 장중 803.74까지 치솟았다. 코스닥지수가 800선 고지를 밟은 것은 2007년 11월 7일(장중 고가 809.29) 이후 10년여 만이다. 최근 저점인 지난 9월25일 종가(642.04)와 비교하면 두 달도 안 돼 25%가량 급등했다. 상승폭만 놓고 보면 단기 과열이다.

코스닥시장은 정부가 중소·벤처기업 지원을 위해 시장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동안 코스닥시장의 활력을 역설했던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초청으로 열린 최고경영자(CEO) 대상 간담회에서 “혁신·중소기업의 요람 역할을 하는 코스닥시장을 활성화할 것”이라며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을 균형 있게 반영한 벤치마크지수를 개발하고, 두 시장 간의 경쟁을 촉진해 기관투자자들을 코스닥시장으로 유인할 것”이라고 다시금 강조했다. 내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코스닥시장에 활력을 주고 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내년 코스닥 실적 모멘텀이 코스피보다 더 좋게 나오고 기관 포트폴리오가 코스닥을 담기 시작했다”며 “국민연금 같은 연기금이 더 살 것 같다는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정부 방침이나 시장 기대와 달리 코스닥의 온기는 극히 일부 제약·바이오주로 집중되면서 지수만 오르고 관련 종목 시가총액만 천문학적으로 불어나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코스닥시장 급등세를 주도하고 있는 제약·바이오주는 거품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이 급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대장주이자 대표적인 제약·바이오주인 셀트리온의 지난 23일 현재 시가총액은 2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생명보험업계의 대표주자인 삼성생명(23일 시총 26조5000억원)을 웃도는 것이다. 올 초만 해도 10만원 선이었던 셀트리온은 거래소 이전 상장 소식이 전해진 9월 중순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지난 21일에는 장중 22만8400원까지 치솟았다. 셀트리온의 경우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의 해외시장 점유율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큰 데다 실적도 증가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과도하긴 하지만 나름 이유 있는 상승세라는 평가가 많다.
코스닥지수가 10년 만에 장중 800선을 돌파한 24일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직원들이 시장 영향을 분석하느라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신라젠(8조3000억원)이나 티슈진(3조9000억원)은 뚜렷한 실적 없이 시총이 천문학적 규모로 불어난 경우다. 지난 5월말까지도 1만원대에 머무르던 신라젠 주가는 지난 21일 13만1000원까지 급등했다. 항암제를 만드는 기업인 신라젠은 공식 허가를 받은 신약이 없을 뿐 아니라 3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상장 후 수익을 낸 적이 없는 신라젠이지만 시총만큼은 연매출 9000억원에 육박하는 한미약품(6조3000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코스닥 시총 4위인 티슈진은 골관절염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하고 시총도 늘었지만 치료제와 관련한 공식 실적 발표는 아직 없다. 임직원이 40명이 안 되는 티슈진의 시총은 유한양행(2조6000억원)을 능가할 뿐 아니라 현대건설(3조9000억원), 한국금융지주(3조9000억원) 등과 견줄 정도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종목 모두가 거품은 아니다”면서 “셀트리온의 경우 매출액 영업이익률을 3년 평균 60%로 주가를 추정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제일 많이 나는 게임이나 포털 주식도 25%를 넘기지 않기 때문에 최근 급등한 제약·바이오주는 분명히 거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약·바이오주의 흐름이 꺾이면 코스닥 전반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실적이 좋아질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열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분산투자를 강조하면서 “코스닥의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동주 기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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