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이 입었던 푸른색 야구 국가대표팀 점퍼와 회색 운동화는 ‘이니템’으로 관심을 끌었다. 광주=연합뉴스 |
뭐니뭐니해도 이니템의 최고봉은 ‘이니시계’로 불리는 문 대통령 시계다. 봉황 문양과 문 대통령 서명이 박힌 이 시계는 희소성이 더해져 더욱 인기가 많다. 기념품·선물로서 가치를 지녀야 한다는 문 대통령 소신이 강해 청와대에 초대받은 소수 손님 정도만 소장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얼마 전 한 나눔장터에서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기증한 남녀용 이니시계 한 쌍이 420만원에 팔렸다. 시계 제작 직후 청와대 회의에서 첫선을 보인 것을 임 실장이 보관해 두고 있다가 내놓은 것인데, ‘1호 이니시계’라는 상징성이 보태져 가격이 뛰어올랐다고 한다.
타임지 아시아판. |
북악산 산행 당시 등산복. |
세계적으로 존 F 케네디 셔츠·넥타이나 체 게바라 티셔츠 등 정치인 관련 상품이 나오는 것처럼 국내 업계도 문 대통령 인기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프로스펙스는 문 대통령 워킹화의 사연을 소개하며 후속 모델 홍보를 곁들였고 LF는 ‘닥스 완판왕! 달님 따라잡기’ 이벤트를 통해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할 때 입었던 체크무늬 셔츠 등을 판매했다.
문재인 대통령 기념우표. |
최근에는 청와대도 이런 홍보전에 가세했다. 평창동계올림픽 ‘붐업’을 위한 이벤트를 시작하며 문 대통령과의 오찬 및 이니시계(20명)를 경품으로 내건 것이다. 참모들의 제안을 평창올림픽 홍보대사인 문 대통령이 흔쾌히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이니템의 인기는 문 대통령의 높은 국정운영지지율, 지지자들의 강력한 팬덤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여기에 ‘친숙함’이라는 요소를 보태 설명한다. 배 본부장은 “과거 정치 지도자들의 생활이 베일에 가려졌던 것과 달리 문 대통령은 대개 일반 대중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친국민, 친생활 제품을 쓰기 때문에 이니굿즈가 대통령과의 친밀감을 극대화하는 수단으로 널리 소비되는 것”이라며 “이니템이 대통령과의 눈높이를 일치시키는 ‘공감효과’를 일으킨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평가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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