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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장관도 '세월호 유골' 이틀간 아무런 조치 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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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1-23 19:20:35 수정 : 2017-11-23 21: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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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폐 의혹 논란 일파만파 / 20일 오후 첫 수습 보고 받고도 / 미수습자 가족 22일 오후 고지 / 金 “제대로 못챙겨… 곧 진퇴 결정” / 李총리 “깊은 사과… 엄정 문책” / 야권, 대통령 대국민 사과 압박 ‘세월호 유골 은폐’ 의혹과 관련해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유골 발견 사실을 처음으로 보고받은 시점은 20일 오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장관 보고 이후 이틀가량 미수습자 가족에 대한 고지 등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은 데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 장관은 23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해수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어제 긴급히 발표한 사안에 대해 세월호 수습을 주관하는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미수습자 가족과 유가족,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 두 번째)가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 점검조정 회의에서 세월호 유골 은폐 의혹에 대해 사과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오른쪽은 김영춘 해수부 장관.
연합뉴스
김 장관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에서 17일 오전 11시30분쯤 세월호 선내 객실 구역에서 수거된 폐지장물을 세척하는 과정에서 1차 현장감식 결과 사람 뼈로 추정되는 뼈 1점을 발견했으나, 이를 수일이 지난 21일 선체조사위원회에 보고하고 22일에야 국과수에 감식을 요청했다”고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해수부 감사관실은 “뼛조각이 발견된 장소에 비춰 현장에서 발견된 유골도 이미 발견된 희생자의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미수습자 장례식이 잡혀 있는 상황에서 유골 발견 사실이 알려질 경우 혼란만 초래할 수 있어 보고를 미룬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보고 시점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철조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장이 뼛조각이 발견된 사실을 처음 김 장관에게 보고한 것은 20일 오후 5시였다. 하지만 미수습자 가족에게 관련 사실이 고지된 것은 이틀 뒤인 22일 오후 12시쯤이었다.

18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추모식이 열려 운구차량이 선체 주변을 한 바퀴 돌고 있다.
김 장관은 “20일 첫 보고를 받은 뒤 절차적으로 처리하라고 지시했지만, 제대로 처리되는지를 챙기지 못했다”며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국민의 뜻에 따라 (사퇴 등) 진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낙연 국무총리도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세월호 유골 은폐에 대해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정부는 최단 시간 안에 은폐의 진상을 규명해 가족과 국민 앞에 밝히고 책임자를 엄정히 문책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회의 직후 총리실 간부회의를 열어 공직사회 책임의식을 높일 실질적인 방안 연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에서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추모식이 열려 운구차량이 선체 주변을 한 바퀴 돌고 있다.
야권은 주무 부처인 해수부 장관 사퇴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압박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해수부 장관의 사퇴를 언급하면서 “그들(여권) 주장대로라면 정권을 내놓아야 할 범죄”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정우택 원내대표도 대통령 사과와 함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까지도 갈 수 있는 사건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이행자 대변인은 “이 사건의 본질은 문재인정부 내각의 무능함”이라고 지적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해수부의 세월호 유골 은폐 의혹과 관련해 분통을 터뜨렸다. 미수습자인 단원고 양승진 교사의 아내 유백형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월호 선체 목포신항 거치 후 컨테이너에서 7개월을 더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남편 또는 자식·동생·조카를 기다려야 한다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뼛조각 하나라도 찾으려고 기다렸건만 (정부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고 원망했다.

세월호 피해자 가족들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세종·안산=안용성·김영석 기자, 홍주형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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